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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금호산업, 결별의지 표출?…8년만에 회계처리 변경매각예정 비유동자산 분류…'금호T&I'는 관계기업 유지

김경태 기자공개 2019-08-29 09:32: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회계적으로도 결별 준비를 마쳤다. 금호산업은 2011년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을 때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해 관계기업으로 분류했었다. 올해 2분기에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비유동자산으로 변경하면서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종속사 아시아나IDT가 거느리고 있는 금호T&I는 여전히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종속기업 이탈 후 8년 만에 관계기업서 제외

금호산업의 2019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6868만8063주 전량을 매각예정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했다. 금호산업은 반기보고서에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올해 4월 15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전체를 매각하기로 결의해 지분을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재분류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회계처리에 변화가 있었던 해는 2011년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악화와 회계 기준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대우건설이 흔들리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그룹 전체가 악영향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예외가 아니었고 2010년 초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고 채권단 관리에 돌입했다.

여기에 종전의 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2011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적용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금호산업의 2011년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32.02%로 2010년 말 32.89%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전의 기업회계기준(K-GAAP)을 따른다면 지분율이 30%가 넘고 최대주주일 때 종속사로 분류할 수 있었던 만큼 아시아나항공 지분 회계 처리를 유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적용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지분율 50% 이하인 자회사도 종속기업이 될 수 있지만, '실질 지배력'이나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져야 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 '유의적인 영향력'만 있다고 판단해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유의적인 영향력도 잃게 됐다고 보면서 약 8년 만에 변화가 있게 됐다. 이를 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했을 때 시장 일각에는 '진짜 팔까'라는 의구심이 있었고, 지금도 일부 마찬가지다. 하지만 매각 결정을 하자마자 발 빠르게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하면서 지분 정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산업이 설정한 올해 2분기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공정가치는 377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상장사인만큼 올해 2분기가 끝나던 영업일인 6월 28일의 종가를 5490원을 적용한 가격이다. 장부금액은 3034억원으로 잡혔다. 한편 지분 전체는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에 후순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채권최고액은 1조9200억원이다.

금호산업, 관계기업 내역
△출처: 금호산업 반기보고서, 단위: %

◇금호T&I, 관계기업 지위 유지…매각에 영향?

아시아나항공의 이탈로 금호산업의 관계기업은 기존의 8곳에 7곳으로 줄었다. 관계기업 대부분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으로 시설 관리 운영 등을 하는 법인들이다. 이 외에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를 위해 만들어진 곳도 있다.

주목되는 법인은 금호티앤아이(T&I)다. 금호산업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분 20%를 들고 있는 금호T&I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매각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이 금호T&I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호산업의 회계 처리가 눈길을 끈다. 금호T&I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IDT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의 지분 76.22%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즉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금호T&I'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금호T&I가 케이브이아이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관심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T&I는 올해 2월 22일 지분 100%를 보유하는 케이브이아이를 설립했다. 그 후 올해 6월 28일 케이브이아이는 금호T&I를 대상으로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휘하에 있는 계열사들의 움직임이라 매각 과정에서 벌어질 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케이브이아이는 금호고속이 베트남에서 합작법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만든 법인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요약 지배구조
△출처: 공시,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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