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 '미운오리' 벗어날까 2014년 이후 6년째 적자…LTSA 재계약으로 실적개선 초석 마련
김성진 기자공개 2019-09-03 09:02:0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 부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을 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14년 연료전지 사업에서 적자를 낸 이후 올 상반기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내며 누적 손실만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에는 연료전지 사업부문 매각을 고려했을 정도로 포스코에너지 입장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다.다만 최근 경기그린에너지와 설비 유지·보수에 관한 장기서비스계약(LTSA)을 기존 계약금보다 두 배 수준으로 갱신하며 실적개선의 초석은 마련했다. 향후 다른 발전사업자와의 LTSA 재계약을 어떻게 끌어나갈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스택 결함 탓 대규모 적자 지속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한 것은 12년 전인 지난 2007년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로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양수받은 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벌였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만 모두 5000억원이 넘는다.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와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쉽게 말해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 발생하는 화학반응을 이용한 발전시스템이다.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기와 비교해 연료를 연소시키는 에너지 변환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발전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수소를 추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아직까지 원료 원가가 높다는 단점도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미국 퓨어셀에너지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단계적으로 국산화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자체 개발에 성공한 부품은 바로 주변보조기기(BOP)다. BOP는 펌프·이젝터·수소저장부·개질기 등으로 구성된 부품으로 포스코에너지는 2008년 BOP 제조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2011년에는 연료전지 몸체에 해당하는 스택(Stack) 생산공장을, 2015년에는 셀 제조공장을 차례로 준공하며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인 50㎿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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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료전지 국산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연료전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택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포스코에너지는 결함이 발생한 스택을 교체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고, 부품 결함이 수주 악화로 이어지며 매출규모도 급감하는 악재를 겪었다. 지난 2017년에는 연료전지 사업 부문 매각이 고려되기도 했다.
연료전지 사업부문 적자는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해 51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연달아 9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손실규모가 645억원으로 집계되며 손실 폭이 다소 줄어드는가 싶더니 지난해 다시 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도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2000억원이 넘었던 매출규모는 지난해 895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경기그린에너지와 LTSA 재계약 성사 관건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전국 20여개소에서 166.7㎿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 가장 많은 수의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 고르게 퍼져있는 형태다. 이중 경기그린에너지는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발전소 중 가장 큰 규모의 발전소(58.8㎿)로 전체 용량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이외에는 서울 상암의 노을그린에너지(20㎿), SK E&S가 운영하는 서울 고덕 발전소(19.6㎿) 등이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제작하고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유지·보수 사업(LTSA)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납품한 고객사 모두와 LTSA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계약 기간과 규모는 업체마다 모두 다르다. 고객사는 포스코에너지와 LTSA계약이 끝난 후에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도 있지만, 제품 구성과 성능을 잘 알고 있는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너지가 오랜 기간 연료전지 부문에서 적자를 낸 원인으로는 저가 LTSA 계약이 꼽힌다. 포스코에너지는 사업 초기 당시 시장 확장을 위해 낮은 가격으로 LTSA 계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에 제품 결함 문제까지 발생하며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제품 결함을 모두 해결했고, 성능도 개선됐기 때문에 사업정상화를 위해 기존 보다 높은 수준으로 LTSA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말 경기그린에너지와 새롭게 체결한 계약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포스코에너지는 경기그린에너지와 발전소 1기당 1년에 15억5000만원 계약을 새로 맺었다. 경기그린에너지는 총 21개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증기간이 5년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계약금액은 1627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기존 계약금보다 대폭 늘어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국내서 처음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며 제품 불량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제품 성능이 개선되며 점차 사업정상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향후 다른 고객사와도 계약금을 대폭 높여서 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그린에너지와의 재계약도 6개월 넘는 진통 끝에 성사됐기 때문이다. 고객사마다 LTSA 계약 기간과 규모가 모두 다른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포스코에너지는 이번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 만큼 향후 다른 고객사와의 계약금을 인상한 계약 갱신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초기 시장 개척을 위해 LTSA 계약을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했다"며 "이번 재계약은 향후 도래하는 다른 연료전지 발전사업자와의 LTSA 재계약 협상시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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