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05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 불매운동에 힘입어 탄생했다. 시류를 잘 탄 만큼 화제몰이도 톡톡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유명 여권인사들이 줄지어 가입했다. 덕분에 보름만에 운용자산(AUM) 400억원을 넘겼다. 기관투자자금 300억원을 빼더라도 출시 초반부터 순풍을 탄 셈이다.필승코리아 펀드의 마케팅은 애국에 초점을 맞췄다. 가입자에게 독립운동 100주년 시집을 선물하는가 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가입하자'는 지방자치단체장도 나왔다. 펀드명도 남다르다. 일반 펀드가 펀드명에 투자산업이나 국가, 종목의 전망, 전략 등을 명시한다면 필승코리아 펀드는 애국의 메시지를 담았다.
때문에 자산운용사의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뻔한 정책성 상품이라는 이야기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투자처와 목적이 드러나지 않는 모호한 펀드명에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던 당국이 필승코리아 펀드에만 특혜를 줬다"고 꼬집었다. 애국이라는 키워드를 정한 채 정치인들이 앞다퉈 가입하는 모양새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펀드와 무엇이 다르냐는 불만도 쏟아졌다. 신한·KB가 필승코리아 미투 상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판매사와 운용사 모두 펀드 흥행을 기대하기 보다 정부의 눈치만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애국 펀드는 2014년 '통일은 대박'과 남북경협 당시 우후죽순 태어난 통일 펀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통일 펀드 마케팅도 애국심을 정조준했다. 통일이 잠시 관심에서 물러난 지금은 어떨까. 통일을 키워드 삼은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15%를 밑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앞선 정책성 펀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유니콘 사업에 투자해 수익률도 챙기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수익률을 장담했으나 소득은 예금 금리보다 낮은 0~1%에 그친다. 자연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장주의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신생 부품제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는 명목조차 퇴색된 셈이다.
'애국 펀드·통일 펀드·착한 펀드'의 수식어는 달라도 본질은 같다. 더욱이 이 상품이 소액 투자자를 위해 열어둔 창구인 공모펀드라면, 개미들을 위한 투자처라는 의미가 퇴색되서는 안된다. '손실을 각오하고 자금을 모아달라'는 말은 펀드보다는 금모으기 운동에 어울린다. 유명인사들의 가입 생중계로 인기몰이를 바랐다면 그를 따라 가입하는 투자자를 위해 수익률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 애국심과 수익률의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둘 다를 놓치는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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