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장 빅뱅]'설립 4년차' 스튜디오드래곤, 매출 5000억 가시권①국내 최대 규모, OTT 수출 급증…주가 하락에 지분 매각 추진 CJ ENM '고민'
이충희 기자공개 2019-09-09 08:32:03
[편집자주]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들의 등장이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을 호황기로 이끌고 있다. 대형 드라마 제작사들의 최근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5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드라마 산업의 급격한 팽창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의 시각으로 관련 산업 성장성을 분석하고 각 사별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실적 급등 열차에 올라타고 있다. 드라마 지적재산권(IP) 보유량이 누적될 수록 여러 채널을 통한 콘텐츠 판매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근의 성장세는 해외 수출 그중에서도 특히 글로벌 OTT(Over The Top) 매출이 늘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실적이 상승세인 것과 반대로 주가는 올들어 꾸준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회사 CJ ENM이 추진 중인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 계획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설립 4년차…연평균 매출 성장률 70% 상회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매출액은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까지 집계된 매출액은 약 2401억원이었다. 하반기 실적은 이보다 좀더 높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016년 CJ ENM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된 스튜디오드래곤은 그해 매출액 154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2868억원, 2018년 매출은 32% 증가한 3796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2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70%를 상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도 지난해 각각 399억원, 358억원을 내며 매년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
스튜디오드래곤 실적이 이처럼 성장 가도를 달리는 건 제작 작품 수가 매년 늘고 있고 작품들을 사가는 채널들도 많아지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의 연간 드라마 제작편 수는 26편까지 늘었다. 올해에는 이보다 좀더 많은 30여편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처는 국내 방송사와 IPTV, OTT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 같은 시즌제 드라마 제작을 시작한 것도 매출 전망을 밝게 한다. 미국 시즌제 드라마의 표본인 '왕좌의 게임'처럼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새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다. '아스달 연대기'를 통해 향후 게임 제작 등 IP 활용처를 다양하게 넓혀가겠다는 구상도 그리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는 시즌1 제작에 쏟아부은 비용이 500억원을 훌쩍 넘었지만 곧바로 제작비 이상을 매출로 회수하며 드라마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캡티브 채널인 tvN을 통해 제작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렸고,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에 300억원 이상 판권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다양한 OTT채널이 생겨나고 있어 콘텐츠 판매 경로는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매출 더 커진다
업계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해외 매출이 커지고 있다는 걸 특히 좋은 신호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수출액은 1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64.1%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성장률 보다 두배 가량 높은 수치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성장한 848억원으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드라마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확보에 큰 돈을 쏟아 붓는 OTT들이 한류 드라마 최대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을 선호한다"며 "새 OTT 채널을 여는 디즈니도 이미 다양한 경로로 국내 제작사와 접촉중이어서 매출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이 급성장 중인 스튜디오드래곤에게도 고민은 있다.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나면서 모회사 CJ ENM의 유동성 확보 계획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현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당시 지분 10~20%를 매각해 수천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시장에 공개했다. 그러나 올해 주가 급락으로 계획은 잠시 멈춰서 있는 상황이다.
|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하락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얼마 전 첫 전파를 탔던 '아스달 연대기'가 초반 흥행에 실패한 게 영향을 미쳤다. 한때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으로 높았지만 현재는 2조원 아래로 하락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내려 앉으면서 미디어 콘텐츠 회사 기업가치가 다시 예전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성장세가 안정적이라는 점, 모회사의 주가 부양 의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