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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갈림길 서 있던 '연료전지업' 회생할까친환경 에너지 수요 줄어 매출 하락, 험로 예고

구태우 기자공개 2019-09-10 08:25:5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에너지(옛 포스코파워)가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만에 자회사로 분할한다. 물적분할 후에도 연료전지 사업이 자생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신설 법인인 한국퓨얼셀을 설립해 연료전지 사업을 전문화하고 경영 효율성도 높이려는 취지다.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통과되면 11월1일 분할된다.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에서 연간 5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났다. 저조한 실적은 포스코에너지의 전체 실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업계는 분할 이후 연료전지 사업의 실적이 개선될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은 2018년부터 3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시장이 성숙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올해 상반기 연료전지 부문의 매출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7%(60억원) 줄어든 182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저유가가 고착화되면서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이 됐다.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매출 하락은 경영에 치명적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해도 자생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연료전지의 핵심 기술을 미국 퓨얼셀 에너지(FCE)에 의존하는 점도 한계다. 포스코는 연료전지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FCE와 기술 제휴를 통해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재임 중이던 2003년 에너지 사업이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으로 정해졌다. 2007년 FCE와 기술 제휴를 하면서 연료전지 사업은 본격화됐다.

포스코에너지는 연 매출의 3%를 로얄티 명목으로 FCE에 지급하고 있다. FCE의 '공급사슬'도 공유하고 있다. FCE는 연료전지의 핵심기술인 스택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FCE와 기술 제휴없이 포스코에너지가 독자적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2007년 5500만 달러(한화 656억원)를 투자해 FCE 지분 16.3%를 매입했다. 기술 제휴를 위해 대주주 지위를 얻은 것이다. 현재 포스코에너지의 FCE 보유 지분은 1% 미만이다. 보유지분이 낮아지면서 양사간 기술제휴도 소원해졌다는 평이다. 올해 포스코에너지와 FCE는 기술 제휴과 관련해 이견을 빚기도 했다.

포스코에너지는 12년 동안 연료전지 사업의 국산화를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산화에 실패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연료전지에 잇단 결함이 발생하면서 매출도 영향을 입었다.

포스코에너지는 고온용 용융탄산염(MCFC) 연료전지를 생산한다. MCFC는 가동시간과 정지 시간이 길어 발전소와 대형건물에 주로 쓰인다. 유가 변동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점이 단점이다. 그럼에도 2020년부터 RPS(신재생 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비율이 늘면서 연료전지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사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매출을 조정하면서 상반기 매출이 저조했다"며 "연료전지 시장은 대기업의 신규 진입이 이어질 만큼 성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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