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보이스톡' 만든 알렉스, '페이'로 금융혁신 선봉⑨보이스톡 계기로 '사업'에 관심…"금융플랫폼 키워 2021년 상장 목표"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17 07:51:30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수만을 위한 금융이 아닌 다수가 누리는 금융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카카오페이'는 4명 중 3명이 사용하는 금융 플랫폼 기업이다. 카카오 플랫폼 기반으로 성장해 2017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이런 성장세라면 3년 안에 카카오페이 거래액이 100조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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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테크핀(TechFin)' 기업으로 정의한다. 핀테크가 기술을 통해 금융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테크핀은 아예 기술이 금융을 주도하는 혁신을 말한다. 올해 직접 투자상품 개발 등 사업을 다각화한 뒤 2년 안에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보이스톡·뱅크월렛, 국민 금융플랫폼 카카오페이 탄생 토대
류 대표는 1977년 6월 4일 태어났다. 건국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학사학위와 건국대학교 대학원 정보통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개발자로서 첫 직장 삼성SDS를 안정적으로 다니던 중 2011년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모토를 실현하기 위해 카카오 문을 두드렸다.
당시 직원 수 약 30명에 불과한 카카오에서 류 대표가 처음 맡은 일은 '보이스톡' 개발이었다. 2012년 12월까지 보이스톡 개발팀장을 맡아 개발을 주도했다. 보이스톡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무료 통화로 통신업계에 혁신을 일으켰다.
통화료를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통신사 입장에서 보이스톡이 달가울 리 없었다. 2012년 통신사들은 보이스톡에 대해 데이터 전송 속도에 제한을 두는 등 견제에 나섰다. 류 대표는 이 경험을 토대로 기술로 세상을 바꾸기 전에 이해당사자와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류 대표는 훗날 관심사가 개발에서 사업으로 옮겨간 계기라고 회고했다.
독립을 고민하던 류 대표에 카카오는 사내 사업을 제안했다. 마침 류 대표의 눈에 '금융분야'가 들어왔다. 혁신할 곳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2013년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을 맡으면서 카카오 핀테크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모바일 거래액은 나날이 느는데 불편함이 모바일 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했다.
류 대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를 이용할 때마다 결제 과정이 너무 복잡해 짜증이 난 적이 많다"며 "복잡한 절차를 쉽고 단순하게 바꿔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에서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류 대표의 꿈이 움트는 순간이었다.
류 대표는 2014년 9월과 11월 각각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카카오' 등 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모바일 전자지갑이었다. 류 대표는 당시 "뱅크월렛 카카오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뱅크월렛 카카오의 2.0 버전이 출시되면 금융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뱅크월렛 카카오는 까다로운 가입절차 탓에 이용자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발급받은 카드를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재전송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결국 뱅크월렛은 기존 인터넷 뱅킹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오명을 쓴 채 출시 약 2년 만인 2016년 1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금융 새 패러다임 짜겠다' 꿈에 성큼
카카오페이의 경우 사용자 경험과 이용 편의성에 중점을 둔 판단이 주효했다. 별도의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류 대표는 "개발 초기부터 철저하게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시장의 반응을 얻은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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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당시 60여명이던 카카오페이에 매월 30여명 크루가 합류하면서 류 대표가 안팎으로 챙겨야할 일이 많아졌다. 류 대표는 매월 이틀 동안 직원들 앞에 강연자로 나서는 '온 보딩(On Boarding)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직접 강연자로 나서 새 직원들이 회사 조직과 분위기, 업무 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비전 등을 소개했다. 류 대표가 지금까지도 '알렉스'로 불리며 카카오페이 직원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카카오페이는 늘어난 이용자 수 만큼이나 비즈니스 영역도 넓어졌다. 류 대표는 간편결제에서 송금, QR코드·바코드를 이용한 오프라인 매장 결제, 선·직불형 카드, 멤버십, 청구서, 인증 등을 카카오페이에 추가했다. 투자·청구서·멤버십·인증 서비스, 올해 신규로 통합조회·영수증·배송 서비스, 그리고 환전·해외여행자보험 등 각종 제휴 서비스도 더해졌다.
올해 류 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체 투자상품 개발이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에서 P2P대출 상품과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있는데 조만간 해외 주식과 펀드 등을 직접 개발,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서를 내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류 대표는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꼼꼼히 준비해서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지난해 초 카카오페이 거래액 20조원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달성하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2021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류 대표는 카카오에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꿈에 거의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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