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갓카오' 만든 두 대표, 대작 업고 IPO 시동⑧남궁훈 대표 경영 신사업 챙기고 조계현 대표 퍼블리싱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16 08:09:33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새 별명은 '갓카오'다. 게임 산업에서 그만큼 입지가 튼튼해졌다. 쉽게 접근해 쉽게 즐길 수 있는 'for kakao' 모델로 저변을 크게 넓혔다. 최근엔 부담없는 과금 모델을 선보인 신작 덕에 게임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갓카오를 만든 두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빠른 성장을 책임진 인물들이다. 김범수 의장과 PC방을 함께 창업을 하던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을 맡고 있다. 퍼블리싱 전문가인 조계현 대표는 모바일 퍼블리싱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의기투합한 두 대표는 게임이란 영역에서 한 획을 그었다. 이 둘은 카카오란 울타리에 모여 새롭게 시너지를 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IPO와 신작 개발 후속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갓카오' 보다 한 단계 더 레벨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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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활함 속에 숨은 추진력, 신사업 책임
남궁훈 대표는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태평양의 사모아와 하와이에서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첫 회사로 삼성SDS에 입사했으나 6개월 만에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로 명예퇴직했다. 창업 기회를 모색하던 중 삼성SDS에서 만난 직장 선배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의기투합해 게임포털 '한게임'을 세웠다. 김범수 의장은 1999년 삼성SDS를 나와 PC방 창업을 통해 모은 자본을 바탕으로 게임 포털을 개발했는데 남궁 대표는 김범수 의장이 한양대 앞에 차린 PC방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에서 게임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합류했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에서 공동설립자로서 커뮤니케이션 사업부장과 한국게임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게임과 네이버컴이 합병해 탄생한 NHN에서 한국게임 총괄과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CJ인터넷으로 옮겨 대표이사를 맡고 CJ그룹 게임사업을 총괄했으나 PC게임 '서든어택'의 판권 연장계약에 실패한 것에 책임지고 물러나 2012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남궁 대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게임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캔디팡' 등 카카오톡게임하기에 입점하는 게임을 선제적으로 내놓는 추진력을 보였다. 1년 반 만에 "게임고등학교 설립 등 후진 양성에 힘쓸 계획"이라며 현업 은퇴를 선언했으나 콘텐츠 개발사 엔진(NZIN)을 인수하며 이내 업계로 복귀했다.
2015년 카카오는 수익성 내리막길을 걷는 게임 플랫폼 사업을 이끌어줄 인재를 찾고 있었다. 처음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들면서 게임 이름에 'for kakao'를 붙이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이례없는 성공을 거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높은 수수료와 게임 이용자의 피로 등에 고민이 깊던 상황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진이 카카오 공동체로 합류했다. 업계는 모바일 게임 이해도가 높고 강한 추진력을 지닌 남궁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카카오는 남궁 대표를 최고 게임 책임자(CGO, 부사장)에 올렸다. 2016년 4월 엔진이 다음게임과 합병하면서 남궁훈, 조계현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엔진이라는 사명도 카카오게임즈로 바꾸고 카카오에 흩어진 게임 사업이 카카오게임즈를 중심으로 정리됐다.
카카오에 합류한 남궁 대표는 2017년 8월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국내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모바일 게임 유통의 체질개선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 뒤 남궁 대표 역할은 경영부문 총괄이다. 카카오게임즈 경영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 등을 총괄하고 게임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의 대표를 겸직하며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도 카카오VX(스크린골프 운영사), 라이프엠엠오(신규 콘텐츠 개발사) 등 신사업에 해당하는 사업을 전담중이다.
남궁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쾌활하고 활동적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즐긴다. 카카오게임즈 내부에서 4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이어트 미션'을 성공하면 해외여행 등 상품을 제공하는 이색 복지를 몇년 째 이어오고 있는데 이 역시 남궁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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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 '퍼블리싱' 힘쓰는 조용한 리더십
조계현 대표는 PC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전문가다.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체제에서 PC와 모바일 퍼블리싱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1970년생으로 대전과학고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 경영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네오위즈게임즈의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다. 네오위즈게임즈에서 퍼블리싱 사업본부장을 거쳐 2006년 퍼블리싱사업부 부사장, 2011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조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와이즈캣이 제작한 야구게임 슬러거의 판권을 확보해 야구게임 선발주자인 '마구마구'와 대등하게 겨룰 만큼 키워냈다. 텐센트를 통해 크로스파이어를 수출해 해외시장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이뤘다.
조 대표는 당시 박진환 네오위즈 대표, 오승택 전 사업본부장, 최관호 전 대표, 정상원 전 부사장 등과 함께 네오위즈 성장을 일군 'TOP 5' 안에 꼽힐 만큼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2011년 네오위즈를 떠난다. 당시 회사와 개인의 사업방향이 달라 새 기회를 찾기 위해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조 대표는 2013년 1월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튼다. 그해 6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사업총괄 사장을 거쳐 2015년 12월 엔진 부사장을 맡으며 카카오에 합류했다.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게임인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조 대표는 PC온라인 게임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카카오에 합류한 뒤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 및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검은사막 서비스를 북미지역과 유럽으로 확장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 주력 사업분야인 퍼블리싱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세부적으로 PC온라인게임 퍼블리싱과 다음게임 채널링을 총괄하며, 모바일게임 외부 퍼블리싱 타이틀 서비스 총괄한다.
조 대표의 손을 거친 대표적 모바일 게임으로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그랜드체이스' 등 퍼블리싱 게임을 들 수 있다. '프린세스 커넥트:리다이브' '패스 오브 엑자일' 등 게임의 부담없는 과금 모델이 호평을 얻으며 카카오게임즈가 갓카오란 별명까지 얻었다.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선보인 테라클래식은 전세계 2500만명이 플레이한 테라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다. 리니지 개발을 이끈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달빛조각사' 역시 하반기 출격을 앞뒀다. 국내 게임업계는 규제와 흥행작 부재로 침체된 상황에서 연이은 대작 출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조 대표는 테라클래식을 출시하는 간담회에서 "하반기 테라 클래식과 에어, 달빛조각사 등 3개의 게임들을 준비 중"이라며 "당장의 매출에 집착하지 않고 MMORPG 본질에 집중해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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