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물로 나온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 지분은 누가 가져갈까. 적잖은 물량인 만큼 대림그룹 오너일가가 가져갈 가능성과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재단법인 통일과나눔 재단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43만7348주(지분율 32.65%)다. 통일과나눔은 최대주주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52.26%)에 이어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다. 매각 자문은 삼정KPMG가 맡고 있으며 오는 16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통일과나눔은 지난 2016년 펀드 모금활동 중 이준용 대림그룸 명예회장으로부터 해당 주식을 기부받았다.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 지분으로 장부가액이 2800억원에 달하지만, 증여세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국세청은 통일과나눔 같은 성실공익법인이 국내 법인의 의결권 주식을 출연받을 경우, 지분의 10%까지 증여세를 면제하고 초과분에 대해선 세금을 부과한다. 다만 받은 주식을 3년 안에 되팔면 부과를 면제한다. 올 10월까지 보유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통일과재단은 약 1500억원 가량의 증여세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대림산업이 2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는 구조다. 대림그룹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이해욱 회장에 지분을 증여하고 이해욱 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된 상태다.

그룹의 구심점인 대림코퍼레이션의 33%에 달하는 대량 지분을 누가 가져갈지 주목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과 대림문화재단, 대림학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이 62.3%에 달하는 만큼 2대주주 지분을 팔더라도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다. 다만 이사 선임 건이나 정관변경 등 주주총회의 주요 결의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다.

대림그룹으로선 우호세력이 지분을 가져가주길 바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림그룹에서 해당 지분을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통일과재단이 이번 매각공고에 앞서 대림그룹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대림그룹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해봐야 뚜렷한 원매자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시장에서는 대림그룹과 협력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동종업계 전략적투자자(SI)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다수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8위 그룹의 지주사 이자 국내 주요 건설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 지분인데다 지주사로서 매년 적잖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최근 몇년간 주주들에게 18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특히 PE운용사로선 비상장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주요지분을 인수한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매각대상인 지분 32.66%에 대한 가격으로 약 2800억원이 추산되지만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매도자인 통일과나눔이 오는 10월까지 지분 매각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인수자가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