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과용 3D(3차원) 스캐너 전문회사 메디트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내달 예정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가격'에 집중되고 있다. 매각 측의 희망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인수 측이 이에 부합하는 가격을 베팅할지가 딜 성패를 좌우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2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메디트 인수전은 3파전으로 좁혀져 칼라일과 KKR, 베인캐피탈 등 숏리스트 후보 세 곳이 예비실사에 착수했다. 매각 측은 숏리스트로 네 곳을 추렸지만 그중 한 곳은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메디트 M&A의 쟁점은 역시 가격이다. PEF 업계에선 메디트의 성장성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디트가 향후 성장잠재력이 높게 점쳐지는 헬스케어 분야에 속해있다는 점, 몇년 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메디트가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와 손잡는다면 폭발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메디트의 매출 90%가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50여 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보급률이 5% 남짓이고, 아직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성도 높게 점쳐진다. 메디트의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가성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매각 측의 희망거래가가 의료기기 피어그룹(Peer Group, 비교대상 동종기업)의 멀티플을 뛰어넘는 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딜이 진행될수록 원매자와 매도자 간 가격 눈높이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M&A쟁점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숏리스트에 든 원매자들은 매각 측이 제시한 희망거래가에 맞춰 넌바인딩 오퍼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메디트가 단일 상품에 의존하고 있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따져봐야 해서 쉽지 않은 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메디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0억원, 10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메디트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약 2배씩 성장한 600억원, 3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의료기기 관련 M&A에선 EV/EBITDA가 15~20배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에 따라 최대 멀티플 배수 20배를 적용하더라도 메디트 지분 100%에 대한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순 차입금(Net Debt)을 반영하면 실제 지분가치는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글로벌 PEF 운용사가 해외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활용해 유니콘 기업으로 키울 그림을 그리며 메디트의 미래 가치에 집중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통상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최고가 배수가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메디트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밸류 애드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자가 메이저 지분을 갖고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앞으로의 잠재력도 클 것으로 본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밸류에이션이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 대상은 메디트 지분 50%이상이다. 매각 측은 경영권 딜이라는 점만 정하고, 지분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인수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매각 규모를 유동적으로 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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