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4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의 벤처붐' 조성에 기여할 대표 법안인 '벤처투자촉진법(벤촉법)'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야 대치 정국으로 국회에 계류 중이던 벤촉법을 오는 26일 예정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지난 3월 국회에 상정된 이후 6개월만에 논의를 시작하는 셈이다.벤촉법은 그간 업계에서 강력하게 필요성을 호소해온 법안이다. 1986년 제정된 '중소기업창업법'과 1997년 제정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으로 이원화한 오래된 법안들을 이번에 통합·제정했다. 그동안 벤처투자업계에서는 벤처투자조합과 창업투자조합이 서로 유사하면서도 각각 다른 법을 적용받고 있어 이중규제라는 지적과 함께 벤처투자 산업 활성화와 민간 투자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우수 기업 등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벤처투자조합 등의 결성주체를 확대했다. 현행법상 벤처투자조합에 참여할 수 없는 증권사가 벤처펀드의 공동운용사(Co-GP)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벤처펀드 결성이 불가능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도 창업투자조합과 벤처투자조합을 만들 수 있다.
모태펀드 의무출자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창업·벤처기업을 위한 투자 펀드는 모태펀드에서 소액이라도 출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같은 규제를 없애 민간 투자펀드의 자율성을 높였다. 또 열거식으로 이뤄진 현행 투자금지 업종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완화했다. 다만 사행성, 미풍양속 저해 업종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법 통과 이후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벤처투자업계에선 여야 간 줄다리기 끝에 논의를 시작하는 만큼 벤촉법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야당이 벤촉법과 '광주형일자리(정부주도 일자리 창출 모델)'를 연계하면서 벤촉법 논의에 난색을 표했는데 이마저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한다. 여기에 지금은 벤처투자 활성화에 정치권이 힘을 모을 때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선순위 법안에서 밀려나 벤촉법 통과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며 "법안소위만 통과하면 향후 본회의까지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낙관만 하기에 상황이 녹록지 않다. 벤촉법과 관련해 여야 간 세부 내용 전반에 합의를 보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이 경우 법안소위를 통과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여기에 정기국회 문을 열었지만 여야 모두 '조국 블랙홀'에 빠지면서 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이번 정기국회는 벤촉법 연내 통과에 마지막 기회다. 올해를 넘기면 국회가 총선 모드에 들어가 법안 논의가 쉽지 않아진다. 벤처투자 역시 타이밍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벤촉법의 국회 통과가 내년 하반기까지 늘어질 경우 국내 벤처투자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벤촉법 통과의 첫 단추인 법안소위가 열린 다음날인 27일 벤처투자업계가 생일 잔치를 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간 업계가 이룬 발전을 기념하고 앞으로 미래를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생일 잔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생일 선물이다. 벤처투자업계가 국회로부터 '벤촉법'이란 반가운 생일 선물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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