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소액 여신들은 시스템이 담당하고 여유가 생긴 인력들은 거액 여신 심사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업무분장을 진행해 전체 리스크 관리를 보다 면밀하게 이뤄나갈 계획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8일부터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CLAS)을 모든 영업점에 도입했다. 8월26일부터 한 달여간 영업점 50곳에 시범적으로 운용해본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모든 지점들이 가동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기존에는 기업여신 심사를 심사인력이 직접 수기로 진행했으나 이제 일정 규모 이상의 여신에 대해서는 자동화시스템이 심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외감법 대상 기업이 대출을 신청할 때에는 80억원까지, 비외감법 대상 기업은 60억원까지 CLAS가 여신승인을 내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우리은행 기업여신 가운데 57%에 해당하는 여신이 자동심사시스템으로 승인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여신 심사 승인 업무를 하는 영업점 인력 뿐 아니라 본사 인력의 업무량도 크게 경감시키게 된다.

영업점에서 승인이 나지 않은 여신은 바로 본부로 보내도록 되어 있는데 자동심사시스템이 진행하는 여신이 60% 가까이 되는 만큼 영업점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여신이 훨씬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본사 업무량도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을 통한 여신심사는 객관화가 잘 이뤄지기 때문에 심사 때 발생하는 판단 오류를 최소화하고 심사 시간을 아끼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업무량이 줄어든 본부 심사역들은 거액 여신을 취급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분장을 조정하기로 했다. 자동화시스템이 담당하는 규모 이상의 대형 여신은 심사인력이 면밀히 분석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거액의 여신은 부실이 발생할시 그에 따른 파장이 더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업무량이 워낙 많아서 어려웠던 부분을 이번 자동심사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바꿀 계획"이라며 "거액 여신 기업에 대한 상환 능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부실 징후를 더욱 수시로 점검해 여신 조직 내 잠재부실을 미리 감지하는 역량을 더욱 제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연체율도 개선될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은행의 CLAS는 재무 데이터는 기본이고 기업의 대표자, 관계사들과 관련한 신용정보 데이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 승인을 판단하는 만큼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공여 정보, 차주 및 대표자의 연체 정보를 비롯해 해당 기업의 라이선스 보유에 따른 기술평가 점수 및 특허점수까지 가점 형식으로 반영될 정도로 촘촘하게 설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4년 가계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 후 연체율이 많이 개선된 것처럼 이번 CLAS 도입도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좋은 성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시스템의 심사결과를 실시간 확인하면서 신속한 대응도 가능한 만큼 자산건전성 제고에 여러모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