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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사료사업부 매각 '숨고르기'…관건은 '가격' 뉴트레코와 눈높이 격차 확인…외부 변수 등 악재에 고심

김혜란 기자공개 2019-10-01 08:43: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 매각을 위한 매도자와 원매자 간 협상이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양측은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외부 변수가 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며 협상 속도를 조절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네덜란드 사료업체 뉴트레코는 최근까지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눈높이 격차가 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트레코는 생물자원사업부(사료사업부) 인수를 위해 5개월여에 걸쳐 실사를 진행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CJ제일제당 역시 적극적으로 원매자 측의 실사에 협조하며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CJ제일제당 사료사업부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에 걸쳐 낙농과 양돈, 양계용 사료 개발·생산 외에 축산업도 영위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덮치면서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도 뉴트레코는 실사에 임해왔다.

이달 들어 원매자 실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양측은 가격 협상을 위해 테이블에 앉았지만, 가격 격차를 실감하면서 계약 체결까지는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측은 1조7000억~1조9000억원 수준을 원했지만 뉴트레코는 이에 못미친 1조 5000억원 미만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이 수천억원의 가격 격차를 확인한 만큼 현재는 시간을 갖고 각각 내부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측 입장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 탓에 2분기 실적이 부진하는 등 제대로된 매물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씨제이생물자원주식회사(CJ Feed&Care, 피드엔케어)를 설립하고, 매각을 고려한 인사를 단행하는 등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내에는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지금으로선 언제 협상이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이 가격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트레코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이 약 8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글로벌 사료기업이다.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트레코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 생물자원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CJ제일제당 사료사업부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서 확실한 현지화를 이루고 있다. 또 동남아 경제성장률과 함께 육류소비량도 늘고 있어 사료 시장의 성장 전망 역시 밝다는 점이 인수 메리트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의 생물자원사업부는 동남아 사업 비중이 70%에 달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어 이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이 눈독을 들일만한 매물이란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결국 이번 매각 성사의 관건은 양측이 가격에 대한 타협점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측도 이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트레코와의 협상이 무산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매각 대상 조정 등을 통해 매각 가격을 낮출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엔 CJ제일제당이 가격을 맞추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쏟아붓기 위해 사료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잇따른 M&A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회계 기준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9조원을 웃돌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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