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출범 1년]'팔리는 차' 조기 투입, 수익성 개선 성과①2년여 실적악화 딛고 '위기론' 진화…'현대차·기아차·모비스' 나란히 성장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01 14:27:08
[편집자주]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위기론이 커지고 있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가 장기화하며 상황은 계속 악화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사이에서 미래차 대응 전략의 갈피를 잡지 못하며 성장동력이 꺼지는 듯 보였다. 이대로라면 추락하는 일만 남았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매분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고, 기아차는 영업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했다. 풍랑을 만난 현대차그룹의 키를 쥐고 1년을 달려온 '정의선 체제'는 어떤 성과를 남겼을까. 더벨은 지난 1년 현대차그룹이 겪은 변화를 되돌아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의 가장 큰 성과는 시장에 팽배하던 '위기론'을 잠재운데 있다. 2017년 부터 시작된 글로벌 판매량 하락과 이에 따른 실적 악화로 현대차그룹은 고전했다. 하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이 그룹 경영에 본격 나선 올해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재계와 산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해 다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불신을 믿음으로 뒤바꾼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이다. 2019년이 시작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은 201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판매량이 대폭 증가하지 않았지만 SUV 등 판매단가가 높은 신차를 대거 투입한 결과다. 주력 볼륨모델의 잇따른 신차 및 페이스리프트 출시와 'SUV 풀라인업'을 완성하며 시장을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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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3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신차를 출시하며 '신차효과'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에 성과를 거뒀다. '신차효과'가 직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판매량을 견인하는 시점은 통상 출고 뒤 6개월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판매망에 시승차를 배치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6개월이란 시간은 초도물량을 소진한 뒤 글로벌 각 시장의 수요에 맞게 생산공장에서 증산 등의 유무를 결정해 차량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시점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봤을 때 향후 현대차그룹의 실적 회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공격적으로 출시한 SUV 라인업은 글로벌 시장을 파고든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산타페를 시작으로 투싼 페이스리프트, 팰리세이드, 베뉴, 코나 등 SUV 차량들을 2~3개월 주기로 계속해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하고 있는 'SUV 풀라입업'을 완성하며 시장을 공략한 것이 최근 판매량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현대차는 세단 라인업에도 공을 들였다. 신형 쏘나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등 주력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글로벌 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에는 라페스타, 인도에는 상트로를 새롭게 선보였다.
기아차도 비슷 주기로 신차를 쏟아냈다. 신형 K3와 K9, K7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며 세단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기아차 플레그십으로 자리한 K9은 높은 완성도와 상품성으로 기아차 이미지를 한단계 상승시켰다. 또 이후 출시된 K7 페이스리프트의 판매량도 견인하고 있다. 기아차가 유럽 전략차종으로 내놓은 프로씨드는 유럽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아차도 'SUV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스포티지 부분변경,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니로EV, 셀토스를 잇따라 출시했다. 이어 북미형 전략차종 텔루라이드와 중국형 전략차종 KX1으로 각 시장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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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현대·기아차는 2016년 글로벌 판매량 둔화, 2017년 '사드사태'로 시작된 길고 길었던 실적 악화의 고리를 끊었다. 2017년 1분기 이후 매분기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지만 올 1분기를 기점으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매출 및 수익성 뿐만 아니라 현금창출력도 배가됐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이 많아졌다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제조·판매 하는 영업활동에서 통상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의미다.
현대차의 매출은 올 2분기 26조966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올 2분기 4.59%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예년 5%대 수익률에 근접하게 회복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도 대거 개선됐다. 올 2분기 에비타(EBITDA)는 2조18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8.12%수준이다. 이 역시 201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실적도 현대차와 비슷한 상승세를 보인다. 올 2분기 기아차는 14조506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3.68%로 크게 향상됐다. 올 2분기 에비타는 1조5704억원으로 매출의 10.83%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현대차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아온 기아차로서 최근의 실적 개선세는 고무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실적과 연동되는 현대모비스의 실적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다. 올 2분기 9조462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매출은 예년 수준보다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수익성은 크게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6.63%로 현대차그룹 주요 3사중 1위를 기록했다. 에비타는 9818억원으로, 매출의 10.3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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