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고차방정식으로 접어들었다. KCGI의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델타항공, 반도건설(이하 반도그룹)까지 최근 1년래 대규모 세력들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집하고 있다. 오너일가간 지분 분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최대주주 지위를 놓고 각축전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반도그룹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은 각각 한진칼 지분 2.46%와 1.75%, 0.85%를 취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로써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5.06%로 집계됐다. 기존 4%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영개발이 4만주를 추가 취득하면서 보유 사항이 공개됐다.
반도건설의 지분 매집을 계기로 한진칼 주요주주 구성도 변화가 생겼다.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자 28.94%, KCGI 15.98%,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5.06% 등 각각 보유하고 있다. 5%이상 주주 구성이 4개 집단으로 재편됐다.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단순 투자 목적이며, 경영참가 목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우호 세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주식시장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이 향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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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상 주주가 늘어난다는 것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극한 대립 가능성이 그만큼 더 짙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적으로 경영진을 상대로 실력 행사할 수 있는 주체가 늘어났다. 특정 회사의 지분 3%이상 보유하면 회계장부열람 등 경영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 및 간섭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주요주주들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서 각 진영으로 나뉘어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커졌다.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주주간 특정 목적을 가지고 짝짓기가 이뤄진다면 대척점에 서 있는 세력들간 대립구도는 더 명확해지고, 응집력도 커진다. 그만큼 소수주주들의 힘이 약화되고, 몇몇 주요주주들의 힘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한진칼 공시에 따르면 2019년 10월8일 현재 5%이상 주요주주들의 지분 합계는 59.98%로 늘어났다.
반도그룹의 지분 확보 목적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KCGI의 우군으로 돌아선다면 분쟁의 강도가 현 상황보다 더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율은 28.94%이다. 여기에 우군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합하면 조 회장 일가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확보한 지분은 38.94%가 된다. 반면 KCGI는 15.98%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반도건설이 KCGI와 손을 잡는 다면 지분율은 21.04%로 늘어난다. 지분율 격차는 기존 22.96%포인트에서 17.09%포인트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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