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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벌크선사]현대LNG해운, 부진한 영업에도 순익 호조 배경은'금융리스 이자수익' 극대화…가스공사 장기계약, 회계기준 반영 결과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1 07:49:49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LNG해운이 매년 '순이익 대박'을 치고 있다. 영업이익은 수년째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유독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데 따른 궁금증이 커진다. 현대LNG해운의 영업활동도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수익을 거두는 다른 벌크선사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영업손실과 순이익을 거두는 모습이 특이하다.

현대LNG해운은 지난해 매출 2103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창립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 2015년 대비 매출은 44% 가량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매출원가율 90.49%, 판관비율 10.41%를 각각 기록했다. 매출 100원당, 투입되는 비용은 101원꼴인 셈이다. 영업활동을 지속할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순이익은 매년 꾸준히 거두고 있다. 2015년 123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일시적으로 적자로 돌아섰지만 2017년 218억원, 지난해 71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막대한 순이익에 기반해 지난해 320억원을 주주에게 현금배당하기도 했다. 2017년 기준 누적된 이익잉여금 중 대부분을 배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LNG해운 실적 현황

현대LNG해운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는 가운데서도 매년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영업손실과 무관하게 매년 막대한 영업외이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외수익 441억원, 영업외비용 3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총 거둔 영업외이익은 88억원 규모다. 2017년에는 이 금액이 275억원이었다.

현대LNG해운이 영업외이익을 낼 수 있는 주요한 이유는 금융리스채권에 대한 이자수익이다. 가스공사와의 장기운송계약에 투입하는 선박 10척 중 현대 테크노피아호(Hyundai Technopia) 등 6척을 금융리스로 회계처리했다. 이들 6척의 수익 중 운용비용(선원임금, 기름값 등)만 매출로 계상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융리스채권 회수와 이자수익으로 나눠 계상했다. 이 가운데 이자수익 100%가 영업외수익으로 분류돼 순이익 증대의 밑거름이된다. 이렇게 계상된 이자수익은 지난해만 379억원이다.

나머지 현대 유토피아호(Hyundai Utopia) 등 1년 단위로 해상운송용역계약이 갱신되는 4척이 거둬들이는 수익 전부는 매출로 회계처리했다. 실제 현대LNG해운의 매출로 잡히는 대다수 수익은 이들 4척이 가스공사로부터 받는 운임에 기초한다.

현대LNG해운이 계상한 금융리스채권 및 이자수익

현대LNG해운은 왜 동일한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도 서로 다른 회계기준을 적용하게 된 것일까. 이는 가스공사가 해운사와 맺은 개별 운송계약의 내용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LNG수송선 사용을 위해 해운사와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은 개별 건마다 내용이 상이하지만 대부분 LNG수송선을 가스공사가 장기사용하는 형태다.

문제는 해운사가 가스공사와 계약을 위해 선박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통상 해운사는 해외에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선박을 발주한다. 이 과정에서 선가의 90%를 선박금융를 통해 조달한다. 이 과정에서 선박금융에 따른 위험과 보상이 실제 선박을 장기사용하는 가스공사로 이전된다. LNG수송선의 사실상 실소유주로 가스공사가 간주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회계 작성시에 선박의 가치만큼 리스자산과 리스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LNG해운의 실제 매출 중 일부가 영업외수익으로 회계상 계상되면서 착시가 발생한다. 실제 해상운송서비스를 제공해 얻는 수익보다 매출규모는 작아지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영업외수익으로 대부분 가스공사로부터 거두는 수익의 대다수가 따로 계상되면서 영업손실을 보는 현대LNGㅎ운이 대규모 순이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실제 선박의 소유주가 SPC이고, 이 선박을 장기로 이용하는 곳이 가스공사이기 때문에 리스크도 가스공사가 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가스공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해운사들이 대부분 이렇게 회계를 작성하고 있다. 다만 다른 선사들의 경우 드라이벌크 비중이 크고 가스공사 외에 다른 화주들과의 계약이 많고, 매출도 크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것이고, 현대LNG해운은 장기계약 100%를 가스공사와 맺고 있기 때무에 회계에 100%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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