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삼성전자 50년]기술투자 20조…구글보다 R&D 많은 회사⑩이병철 회장 주문한 종합기술원…삼성리서치·글로벌 AI센터로 확장
윤필호 기자공개 2019-11-06 08:27:51
[편집자주]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1968년 전자산업 진출로 탄생한지 이제 '50돌'을 맞이했다. 일본산 전자 부품을 단순 조립해 국내에 팔던 일개 회사에서 독자기술로 세계 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엄청난 진보를 이룬 만큼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 변화들을 갖고 있다. 각종 지표들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지난 50년간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5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 투자 2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R&D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초격차 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역할을 했다.삼성전자는 R&D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회사다. 전세계 1위다. 2017년 R&D에 17조원을 투입했고 지난해엔 18조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0조원, 연간 20조원 규모가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R&D 규모는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유명한 구글에 비해서도 많다. 삼성이 글로벌 1위 제품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기술 투자가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종합기술원이란 이름으로 R&D를 집중해왔다. 지금은 삼성리서치와 글로벌 거점에 AI 연구 센터를 육성하는 등 규모와 범위가 사뭇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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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비용 세계 1위…올해 20조 눈앞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10조115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R&D 비용을 집행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기게 된다.
삼성전자가 쏟아붓는 R&D비용은 세계 1위 규모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럽연합 산업 연구개발 스코어보드' 보고서를 활용해 발표한 '글로벌 1000대 기업의 연구개발투자 분석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R&D 투자액 134억3670만유로(16조803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R&D 투자액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2위에는 미국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133억8780만유로, 3위는 독일 폭스바겐 131억3500만유로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른 것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18조6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R&D 투자액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연구개발 집중도도 지난해 7.7%에서 9.3%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낮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17년 기준으로 인텔의 경우 연구개발 집중도는 20.9%에 달했고 로슈는 19.5%, 화웨이는 14.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014년부터 7%대를 유지했던 연구개발 집중도를 9%대로 높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R&D 투자액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 1983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D램 시장에서 27년, 낸드플래시는 17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972년 흑백TV에서 시작한 TV 사업도 2006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 역시 꾸준한 R&D가 뒷받침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갤럭시S 시리즈를 통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 목표를 내세웠다. 사람의 두뇌에 가까운 인공지능(AI) 반도체 NPU(신경망처리장치) 독자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와 관련해 지난해 모바일 시스템 반도체 SoC(시스템온칩) 안에 NPU를 탑재한 '엑시노스9'(9820)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지난 6월 전문 연구 인력을 지금의 10배 이상인 2000명 규모로 늘리고 글로벌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시 힘 실리는 종기원…덩치 키운 삼성리서치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1987년 설립된 종합기술원은 설립 당시 3개 연구소와 400여명의 연구 인력으로 출발했다. 미래를 주도할 최첨단 기술 개발이 목적이며 주로 박사급 이상의 인력으로 구성됐다. 핵심 사업의 기초기술을 연구하며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자율주행기술을 비롯해 퀀텀닷, AI 등 선행기술 R&D에 집중한다.
종합기술원은 선대회장이 마지막으로 설립한 회사다. 이 선대회장은 종합기술원 1986년 기공식 당시 "영원한 기술 혁신과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야말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살 수 있는 길이다"며 "그것은 국가와 민족의 융성을 약속해 준다"고 말했다.
종합기술원은 미래 사업 발굴을 목표로 당시 대학교나 국책 연구소에서 구입하기 힘든 고가의 실험 장비를 구비하고 연구 환경을 구축해 화제를 모았다. 덕분에 1999년에 국가연구 과제를 대거 수주하기도 했다. 또 인재의 산실 역할도 했는데 '미스터 갤럭시'로 잘 알려진 신종균 삼성전자 인재개발담당 부회장 등 주요 CEO들이 종합기술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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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분리시켰던 연구조직을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AI,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의 기술확보에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 14개 연구거점에서 미래 신기술과 융·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9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리서치를 찾아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차세대 통신기술,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증강현실(AR) 등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부문에 R&D 투자를 강화했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개소해 AI를 통한 혁신 성장 기반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7년 AI 총괄센터를 신설했고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영국 케임브리지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차례로 AI 글로벌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 6번째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한국 AI 총괄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약 1000명의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할 방침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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