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이앤벤처파트너스를 거느리고 있는 이지바이오의 창업주 2세 지현욱 대표가 최근 양사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진행 중인 경영승계를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 대표는 지난달 중순 신기술금융사 이앤인베스트먼트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2013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연임해 왔지만 3번째 임기만료를 2년 이상 앞두고 중도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설립한 창업투자회사 이앤벤처파트너스에서도 사임했다. 지 대표가 나간 자리는 이지바이오 경영기획실 임원인 백동욱 씨로 채워졌다.

지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지주사 전환에 우선 순위를 둔 행보로 해석된다. 현행법상 지주사 대표의 겸직을 금하는 규제는 없지만 법적 지주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 적잖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산 5000억원,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 50%(상장사 20%·비상장사40%)를 확보하고 2년 내 금융 계열사와 지분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

이지홀딩스의 경우 분할 후 자산총계가 4187억원으로 성립 요건에 미달되는 상황이다. 이지홀딩스는 이지바이오의 주식을 현물출자 받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이 능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 대표로서는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 요건을 만족시키며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 수단으로 추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46개에 이르는 종속회사들과의 지분관계 정리도 남아 있다. 특히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이앤벤처파트너스의 지분 정리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앞서 법적 지주사가 됐지만 자회사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 대표는 지주사 전환 뒤 이지홀딩스 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지 대표는 갓 마흔이 된 2017년 2월 부친 지원철 회장이 이지바이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래 이지바이오의 대표로서 경영을 챙겨 왔다. 2008년 10월에는 처음으로 지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서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근 예고한 지주사 전환은 이 같은 경영권 승계 절차의 마지막 수순이다. 이지바이오는 자회사 관리와 투자 등 지주 기능을 존속법인(가칭 이지홀딩스)에 남기고 사업부문을 떼어 가칭 이지바이오를 신설해 별도 상장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분할기일은 내년 5월1일로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계획을 승인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