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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3강체제 구축]SKT, 두번째 도전 끝에 M&A 눈앞…전략의 승리②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매출 4조 '껑충'…1000만 가입자 시대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25 08:17:32

[편집자주]

1990년대부터 성장해온 국내 유료방송 업계가 30년 만에 이동통신사 중심의 3강 구도로 재편된다. 수많은 중소 SO업체들이 합종연횡으로 사라졌고 남은 중형 유선방송 사업자들의 이통사들과 짝짓기가 마무리단계다. 글로벌 미디어의 성장과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 유료방송 사업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유료방송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 이통3사의 미디어 사업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략의 승리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을 통신업계는 이같이 평가한다. SK텔레콤의 유료방송 사업자(SO) 인수는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3년전 CJ헬로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당국의 불허로 불발된 바 있다.

3년만에 재도전은 조심스러웠다. SK텔레콤은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주변 여건이 사뭇 달라졌다. 당국 인허가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3년 사이에 글로벌 방송 시장이 커졌고 유료 방송 시장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은 '3년전 인허가 불허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언급도 내놓았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겠다며 먼저 당국의 인허가 신청을 냈다.

SK텔레콤은 마지막 카드를 썼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결합과 함께 인허가를 처리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결국 SK텔레콤은 예상보다 빨리,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티브로드 인수를 위한 정지작업을 진행하고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800만 가입자 확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의 합병을 눈앞에 뒀다. 합병이 완료되면 통합 유료방송 가입자는 단번에 8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여기에 최근 출범한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 가입자 140만명을 더하면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은 1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 규모를 갖추게 된다.

M&A 작업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이동통신 3사는 각각 800만~1200만 규모의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유료방송 업계가 3강 구도로 재편되는 것이다.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를 갖춘 3사 간 치열한 콘텐츠 경쟁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SK텔레콤 사옥
SK텔레콤 사옥 [사진=회사 제공]
SK텔레콤은 합병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 과정을 남겨뒀다. 이들 당국의 심사 결정은 앞서 이뤄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절차는 늦어도 내년 초까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티브로드동대문방송과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방송은 티브로드가 각각 73.50%, 76.52%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합병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가 종속법인으로 남고 나머지 3곳 법인은 소멸된다.

합병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의 주식 1주당 평가액은 각각 1만2044원, 2만306원 2만6611원, 2040원으로 책정됐다. 1대1.69대2.21대0.17의 합병비율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SK텔레콤은 합병법인 지분 약 75%를 가져간다.

합병 후 SK브로드밴드 매출 규모는 단번에 4조원 규모로 뛴다. 지난해 기준 SK브로드밴드는 3조2538억원, 티브로드는 6841억원의 연간 매출을 거뒀다. 티브로드는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7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 중 초고속인터넷, 광고 등 기타부문 매출을 뺀 미디어 부문 매출만 따로 떼보면 1조 5000억원 수준이 된다. 연결실적으로 반영된 SK텔레콤 미디어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2906억원이었고, 티브로드는 지난해 유료방송 부문에서 연간매출 2771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통합 유료방송 가입자는 약 820만명 규모가 된다. SK브로드밴드의 IPTV가입자는 3분기 기준 약 508만명, 티브로드의 지난해 연말 기준 가입자수는 311만명이다. 합산시 점유율로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23.92%다. CJ헬로 인수를 통해 24.54% 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LG유플러스에 소폭 못 미치는 3위다. 31.07%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지위를 유지해왔던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를 점유율 6~7% 내외 차이로 바짝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한 모양새다.

◇OTT 웨이브 통한 시너지 기대

SK텔레콤 측은 자사 OTT 서비스 '웨이브'와 통합 유료방송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 디바이스들을 통해 자유롭게 영상을 접할 수 있는 OTT 방식으로 옮겨가는 콘텐츠 시청 트렌드에 대한 판단이 기저에 깔렸다. 이통 3사 중 가장 강력한 OTT로 평가받는 웨이브와의 연동이 SK텔레콤 전체 미디어 사업부문 성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9월 정식 출범한 웨이브는 기존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서비스 '푹'을 통합한 OTT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이 법인 '콘텐츠웨이브'의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지분법 상향후 지분율을 50%까지 확대할 수 있다.

SK텔레콤 미디어부문 실적
SK텔레콤 미디어부문 실적 [자료=SK텔레콤 제공]

10월 기준 웨이브의 유료가입자는 140만명 수준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통합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인 820만명을 합치면 약 1000만명에 육박하는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가입자 기반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웨이브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유료방송 가입자 약 1200만명을 확보 중인 KT 추월도 가시권에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2023년 웨이브 가입자 목표치를 500만명으로 잡았다.

통합의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은 IPTV와 웨이브의 연동 서비스다. 웨이브에서 독점 제공하는 콘텐츠를 'B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고 그 반대 방향도 가능하다. 하나의 서비스만 결제하면 다른 플랫폼의 콘텐츠도 같이 시청할 수 있는 결제 편의성 향상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에 티브로드 유선방송 플랫폼이 추가되면 결합 시너지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한 망 고도화 및 서비스 퀄리티 향상, 콘텐츠 투자 대형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 규모가 확보돼야 투자를 통한 서비스 질 향상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환경도 가능해지기 떄문이다.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OTT서비스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SKT, 오리지널 콘텐츠 '열의'…국내서 넷플릭스 유일 대항마

SK텔레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환경인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왔다. 올해 초 열린 MWC2019에선 "티브로드 합병을 통해 모바일과 유료방송을 합쳐 27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는데, 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케일"이라며 "유선과 무선의 스케일을 갖추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펀드 투자, 리소스 투자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웨이브측은 11월 중 200억원의 투자 유치와 1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총 3000억원을 콘텐츠 투자에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중 3분의 1인 1000억원 규모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우수한 콘텐츠 제작 역량도 확보한 상태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본격화되면 독점 콘텐츠를 OTT(웨이브)와 IPTV(Btv), 유선방송(티브로드) 다중 플랫폼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충성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웨이브는 콘텐츠 확보 채널과 오리지널 제작 역량 등에서 국내 OTT 중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으로 꼽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된다는 점이 결합의 가장 큰 시너지다. OTT와 IPTV, SO 플랫폼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나오는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콘텐츠 투자, 망 고도화, 해외 CP들에 대한 협상력 향상 등을 예상해볼 수 있으며, 동일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을 통해 소싱할 수 있게 되는 형태가 갖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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