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유비무환' 동아화성, 친환경차 시대 자신감선제적 연구로 전기차·수소차용 부품 개발
유수진 기자공개 2019-11-20 09:43:00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 평소 준비가 철저하면 훗날 근심이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자동차부품사 동아화성은 지금 당장 도로 위의 내연기관차가 친환경차로 모두 바뀌어도 별다른 걱정이 없다. 일찌감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상하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철저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화하며 새롭게 생겨나는 니즈를 선점하기 위해서다.실제로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며 동아화성의 경쟁력 확보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동아화성은 전기차용 부품에 이어 수소차용 부품까지 잇따라 개발에 성공, 주요 거래처에 납품하며 새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특히 시대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짐에 따라 추가적인 부품 개발에 더욱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화성은 자동차 및 가전, 산업용 특수 고무부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지난 1974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된 이래 45년 동안 꾸준히 한 우물만 파왔다. 현재는 국내외에 10개의 자회사를 두고 고무제품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를 지탱하는 양대 축은 자동차부문과 가전부문이다. 두 부문은 그간 매출 비중이 엇비슷하게 유지돼왔으나 최근 들어 자동차부품의 역할이 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0년 '47% 대 53%'였던 자동차와 가전의 매출 비중이 올 3분기엔 '58% 대 42%'로 바뀌었다. 이는 회사가 점점 자동차부품 쪽으로 사업의 무게 추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동아화성은 미래 경쟁력을 갖추려면 한 발 앞서 친환경차 부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는 신차 개발 시점에 부품개발업체로 선정돼야 해당 차종이 단종될 때까지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부품산업 특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완성차업체들은 기술력과 가격이 보장된 부품사와 한번 인연을 맺으면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경향이 강하다.
연구개발은 사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화성의 연구개발비는 지난 2011년 이래 9년간 매년 증가해왔다. 심지어 2017년과 2018년엔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으나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소폭씩 확대됐다.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며 지난 2010년 다소 단순한 형태였던 연구개발 조직이 2019년엔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동아화성의 미래 생존 전략은 간단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기존대로 고무제품을 만들되 친환경차에 적합한 용도로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은 고무로 내연기관차용 에어 인테이크 호스나 로커 커버 가스켓 등을 생산해왔지만 이때부턴 친환경차 부품을 만드는 식이다. 첫 주인공으로는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스켓을 낙점했다. 해당 부품은 전기차의 배터리셀 내부로 물이나 먼지가 유입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도 힘을 합쳤다. 동아화성은 LG전자, LG화학과 협력해 지난 2015년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스켓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년 뒤인 2017년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 모델에 탑재 가능한 배터리 가스켓도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스켓이 동아화성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현재는 현대기아차를 비롯, 미국 GM과 중국 장성기차, 제일기차 등에 가스켓을 납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차용 부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동아화성은 수소차용 흡기·배기호스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에어필터를 통과한 청정공기를 스택으로 전달하고 고압의 공기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두 개의 친환경차 부품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며 매출 전체를 끌어올리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동아화성의 매출은 2014년부터 5년째 우상향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도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자동차 부품사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동아화성이 무난히 이 시기를 견뎌낸 데에는 해당 부품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화성은 앞으로 친환경차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실시하겠단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 부품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친환경차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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