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적자' 유진로봇, 로봇-완구사업 분리 '돌파구' 14년전 합병한 지나월드 분사…모기업과 사업 이원화
윤필호 기자공개 2019-11-20 08:24:11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속된 적자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유진로봇이 완구 제조업 등 사업 분할을 돌파구로 삼았다. 지난 2005년 합병한 완구 등 장남감 전문 제조업체 지나월드를 14년 만에 다시 분할할 방침이다. 분할이 완료되면 유진로봇은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지나월드와 또 다른 자회사 가이아코퍼레이션은 장난감·유아용품 등 완구사업에 주력하는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이를 통해 모회사 로봇사업, 자회사는 완구사업을 영위하는 구조다.19일 유진로봇에 따르면 지나월드는 완구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유진로봇은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다음달 27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확정지을 방침이다. 유진로봇은 지나월드의 지분 100%를 확보해 미국법인(Yujin Robot Inc.)과 가이아코퍼레이션에 이어 세 번째 종속회사로 보유하게 된다.
그동안 유진로봇은 로봇과 완구사업을 모두 영위했다. 2005년 지나월드에 이어 2015년에는 유아용 장난감 전문 유통 기업인 가이아코퍼레이션도 인수하면서 완구사업의 덩치를 키웠다. 구체적으로 로봇사업은 지능형 서비스 로봇 제조를 완구사업은 플라스틱 승용장난감 외에 기타 완구 등을 제조·판매한다. 올해는 로봇사업이 부진해 매출액은 63억원에 그쳤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71%에 불과했다. 반면 완구사업 매출액은 183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기서 가이아코퍼레이션 매출액은 173억원으로 완구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는다.
유진로봇은 당초 2005년 코스닥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지나월드를 인수합병했다. 당시 비상장사였던 유진로보틱스는 합병 전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상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유진로보틱스에 투자하고 있던 한국기술투자는 지나월드 M&A를 주도해 우회상장을 성공시켰고 이 과정에서 68억원의 투자이익을 실현했다.
이번 분할 신설을 통해 유진로봇은 로봇사업을, 자회사들은 완구사업을 영위하는 완전히 분리된 사업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다만 결과적으로 기존에 상장사였던 지나월드는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셈이 됐다.
지나월드는 지난 2005년 유진로보틱스에 인수합병(M&A)할 당시 상장사였다. 14년이 지나 분할을 결정하면서 이제 비상장사로 새출발하게 됐다. 반면 지나월드를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한 유진로봇은 상장사로 입지를 굳혔다. 유진로봇은 온전히 로봇 사업에 집중하는 가운데 기존 가이아코퍼레이션과 지나월드에 완구사업을 맡기는 형태의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지나월드는 이번 분할 작업을 통해 장난감·취미용품 도매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설립된다.
유진로봇은 지난 2016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이후 3년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첫해에는 청소로봇 신제품 출시 지연과 기존 사업 매출 부진, 영업외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4억8142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듬해에는 유형자산 손상차손과 금형손상차손 이슈가 터지면서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자회사 가이아코퍼레이션이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80억원의 영업손실, 77억원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4년 연속 적자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로봇사업과 완구사업 실적도 서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높였다. 이번 분할 결정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로봇사업은 서비스로봇 판매 증가와 수출 호조로 매출도 전년 대비 59.8% 늘어난 47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3억원으로 흑자전환을 기록하는 등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완구사업 매출은 2.6% 감소하며 344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28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올해는 로봇사업 매출이 부진했고 완구사업은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완구사업부 매출액은 30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89.2% 규모다. 다만 영업손실은 2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로봇사업은 205억원으로 작년 매출액에 43.3% 수준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57억원에 달했다. 아직 4분기가 남았지만 작년 실적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진로봇은 각자의 사업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 각 사업부문의 독립적이고 전문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하고 독립적 의사결정으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다 구체적인 원인과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주주총회 결정이 나오지 않아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진로봇은 지난 2017년 독일 가전회사인 밀레의 지배체제에 들어갔다.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시만(Shiman)과 이만토 아게(Imanto AG)로 각각 39.1%, 12.26%를 보유하고 있다. 이만토 아게는 밀레의 지주회사다. 지주사 역할을 맡은 시만은 유진로봇과 밀레의 합작법인으로 이만토 아게와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가 각각 60.7%, 39.3%를 보유 중이다. 이처럼 밀레는 시만을 통해 유진로봇과 그 자회사인 지나월드와 가이아코퍼레이션, 유진로봇 미국법인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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