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04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로봇은 얼마 전 주식시장에서 DMZ 지뢰제거 관련 남북경협테마주로 눈길을 끈 업체다. 과거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서 폭발물 제거에 투입됐던 위험물 탐지로봇 '롭해즈'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전업계에서도 유진로봇은 한동안 회자됐다. 독일 가전 명가 밀레가 유진로봇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해외업체 밀레가 유진로봇을 인수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신경철 유진로봇 창업회장은 회사의 경영권을 유지함과 동시에 밀레로부터 500억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데에도 성공했다.
유진로봇은 지난달 회사 창립 후 30년만에 처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신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밀레와의 협업으로 회사의 한단계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유진로봇에 있어서 밀레의 회사 인수는 글로벌 대기업으로의 '매각'이라기보단 '파트너십' 형성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는 독특한 지배구조 덕분에 가능했다. 유진로봇과 밀레는 국내에서 합작 지주사 '시만'을 만들었다. 1대주주였던 신 회장의은 보유지분을 전량 시만에 현물출자했고, 밀레도 시만에 추가 출자하는 형태였다. 밀레 쪽 지분율이 더 높기는 하나 신 회장이 유진로봇과 더불어 시만의 대표에 올랐으며 경영권도 보장받았다.
로봇 기술은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고 오랜기간 손실을 감내해야하는 사업이다. 유진로봇은 과거 산업용로봇에서 청소·물류 등 서비스로봇으로 개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대규모 투자금 없이 추가 성장이 역부족인 가운데 신 회장에겐 결단이 필요했다. 밀레는 유진로봇이 6년 전부터 로봇청소기 ODM으로 신뢰 관계를 다져온 곳이다. 고심 끝에 밀레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주면서 경영권을 유지할 구조를 짰고 밀레도 이를 수용했다.
신 회장은 "국내 대기업들과도 협력할 기회는 있었지만 국내기업들은 중소벤처기업을 대할 때 단순히 사들인다는 개념으로 대할 뿐 파트너서 협력하는 관계로 보지 않는다"며 그것이 밀레를 선택한 이유였다는 속내를 표했다.
최근 전자업계에선 AI, 로봇 등 신기술 확보 차원에서 국내외의 관련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내지 지분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단기간의 수익성에 급급하지 않고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본다면 인수자와 피인수자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고민의 중요성이 더 커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유진로봇의 사례가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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