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동아화성, '연료전지'로 새 도약 준비동아퓨얼셀 설립, 10년 연구 후 사업 본격화
유수진 기자공개 2019-11-21 08:09:12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사 동아화성이 신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분야는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이다. 수십년간 주력으로 영위해오던 자동차·가전용 고무부품 제조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동아화성은 지난 1974년 설립 이래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고무부품을 생산 및 판매하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회사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45년 동안 고무부품 제조라는 한 길만 걸어왔다. 특히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해 해외 현지법인을 9개까지 늘리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 온 셈이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스켓과 수소차용 흡기·배기호스를 주요 거래처에 납품하는 등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스택에 관한 연구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미래 먹거리로 연료전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동아화성이 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건 지난 4월부터다. 20억원을 출자해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동아퓨얼셀을 설립했다. 동아퓨얼셀은 추후 동아화성의 연료전지 부품을 기반으로 고온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시스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사업에는 고온 PEMFC 기술을 이전해주고 현물 출자를 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함께 참여한다.
올해 들어 사업화가 이뤄지긴 했으나 사실 동아화성은 약 10년 전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지난 2009년 사내에 연료전지팀을 조직한 이래 꾸준히 연구개발 활동을 펼쳐왔다. 오랜 기간의 연구로 두텁게 내공이 쌓인 상태에서 사업화를 추진한 셈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의 인연도 지난 2016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연구원과 고온 PEMFC용 스택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해 스택 모듈화 사업을 실시했고, 스택설계와 제작 평가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이번에 연료전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게된 건 조만간 친환경 에너지원 공급의 필요성이 확대될 거란 내부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 발전단가와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져 경제성이 높은 연료전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될 거란 계산이다. 화력 발전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의 미래를 밝힐 하나의 근거로 손꼽힌다. 이같은 이유들로 인해 정부 차원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동아퓨얼셀은 건물용(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건물용 시장의 성장세가 이동형이나 휴대형 연료전지 시장 대비 훨씬 가파르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5억8000만 달러 규모였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오는 2023년 252억 달러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이동형 연료전지 시장은 24억5000만 달러에서 147억 달러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도 이동형 시장은 이미 국내외 경쟁사들이 사업을 선점해 뒤늦게 뛰어들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고온 PEMFC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역시 선두기업들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차별화 포인트를 고민하다 경쟁사들이 저온 PEMFC 기술에 집중한다는 점을 감안해 고온 PEMFC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00도 이상의 배열 온도를 활용하는 고온 PEMFC는 시스템 구성을 단순화 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추후 동아퓨얼셀에 추가적인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사실상 동아화성그룹이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낙점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퓨얼셀의 출범에는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임경식 동아화성그룹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넘게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만큼 이를 사업화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동아퓨얼셀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만큼 가시화된 성과를 내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단은 내년 상반기 KS인증을 받아 하반기부터 정부의 보조금 사업에 참여하는 게 목표다. 다만 추후 동아퓨얼셀이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하면 동아화성그룹 차원의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퓨얼셀 관계자는 "동아화성이 미래 먹거리로 연료전지 사업을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연료전지 사업을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