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과제는 [금융 人사이드] 신은철·김연배 부회장 잇는 한화그룹 실세 라인…그룹 캐시카우 위용 회복 특명
최은수 기자공개 2019-12-06 09:03:0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4일 12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 사장은 1985년 서강대학교 수학과 졸업 후 한화에너지로 입사해 한화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 내 자타공인 재무통이다. 한화그룹 35년 경력 대부분을 금융 및 재무 업무를 담당하며 신임을 얻었다.
특히 한화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은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인수와 IPO, 그리고 삼성그룹의 방산·화학사 빅딜(Big Deal)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입지를 다졌다.
여 사장은 IMF 금융위기 당시 그룹 내 신설된 구조조정본부에서 실무를 맡았다. 특히 구조조정본부 재경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한생명 인수 실무 역할을 수행했다. 2004년부터는 당시 대한생명 재정팀장(상무)으로 임명돼 인수 후 합병(PMI)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한화생명에서 7년간 재무, 경영혁신팀·신규사업TF팀·전략지원팀 등을 총괄했다. IPO를 마무리 지은 후 2012년 그룹 경영기획실로 복귀했다.
그간 한화생명은 김승연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만한 인물들이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신은철 부회장은 한화생명이 대한생명을 인수한 2003년부터 대표이사 직을 맡아 왔다. 2012년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변경한 이후에도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뤄 10년 간 재직했다. 2015년부터 1년 간 차 부회장과 한화생명 각자 대표를 역임한 김연배 부회장 역시 최측근 그룹에 속했다. 김 부회장은 2013년엔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2010년 이후 연 평균 4000억원 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그룹 내 대표 캐시카우”라며 “그룹 핵심 인사들이 한화생명 CEO를 역임한 점을 보면 여 사장에 대한 그룹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사명 변경 후 지금까지 CEO 단독대표 체제(4년 10개월)와 함께 세 차례의 각자대표 체제(2년 4개월)를 병행해 왔다. 이번에 물러난 차 부회장 후임 인선은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에 따른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화생명 입장에서 속도감 있는 의사 결정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실제 여 사장은 위기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경영자로서 첫 데뷔무대였던 2016년, 한화투자증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헤지운용 손실과 구조조정 후유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며 조직을 안정화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한화생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익 부진. 과거 분기별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던 한화생명은 올들어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극심한 저금리 상황에서 운용자산부문의 투자 손실이 결정타를 입혔다.
한화생명의 올 3분기 말 운용자산이익률은 3.3%다. 1년 전보다 48bp나 떨어졌다. 생보사 평균(3.43%)을 밑도는 수준이다. 올 3분기 말까지 한화생명의 당기순익은 154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3854억원)보다 2311억원 줄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1월 한화투자증권 출신의 한두희 투자사업본부장을 영입,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이밖에 금융계열사 수직계열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 및 보험사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등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를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 추진 등도 그의 주요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 사장이 위기 상황에 빠진 한화생명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할 것"며 "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차원에서 여 사장에게 힘을 쏟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OE 분석]농협금융, 반등했지만 '여전히 은행계지주 바닥권'
- [이슈 & 보드]롯데지주, 바이오로직스 또 베팅 '관세폭풍 두렵잖다'
- [Board Change]'전무 승진' 김성완 애경케미칼 CFO, 사내이사 연임
- 롯데의 '억울함'을 풀어줄 바이오로직스
- [ROE 분석]하나금융, 창사 최대 수익 성과...향후 계획은
- [ROE 분석]우리금융, '팬데믹 후 유일한 두자릿수'…2024년도 '톱'
- [ROE 분석]KB금융, 4대 지주 유일 '3년 연속 상승세'
- [인벤토리 모니터]셀트리온, 통합 후 마지막 잔재 '3조 재고자산'
- [SK의 CFO]SK케미칼, 묘수 찾아낼 '재무·전략통' 강석호 본부장
- [SK의 CFO]SK스퀘어, '그룹 상장사 유일 CFO 겸직' 한명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