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로컬 영화 많아져야 CGV도 성장" 심준범 CJ CGV베트남 법인장…콘텐츠, 인프라 투자로 현지 영화산업 주도
호찌민(베트남)=이충희 기자공개 2019-12-10 13:01:0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초 베트남에서 개봉한 로컬 영화 '팝 수무'(Phap Su Mu)는 올 하반기 현지에서 가장 많은 박스오피스 매출을 낸 로컬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달 동안 1000여개 스크린에서 약 250만 달러 수입을 거두는 등 베트남 영화 시장 규모에 견줘 눈에 띄는 결과를 냈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랏맛4'(Lat Mat 4)는 베트남 영화 중 역대 박스오피스 4위에 올라 올해 로컬 영화 시장은 특히 강세를 보였다.두 작품은 모두 CJ CGV베트남(이하 CGV베트남)의 자회사 'V픽쳐스'(V PICTURES)가 투자한 작품들이다. CGV베트남은 올 상반기 현지 콘텐츠사와 V픽쳐스를 합작 설립해 영화펀드를 조성했다. 이후 지금까지 총 3편 작품에 투자했고 이중 벌써 2편이 CGV를 통해 상영됐다. 영화 펀드 조성 후 곧바로 소기의 성과가 나온 것이다.
심준범 CGV베트남 법인장(사진)은 "베트남 영화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결국 볼만한 로컬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봉준호 같이 당대 젊은 감독들이 한국 영화 시장을 한단계 성장시킨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스타 감독이 탄생해야 극장 매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CGV베트남은 단순히 극장 사업자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 산업 자체를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경영 목표를 둔다. 한국처럼 영화를 보는 인구가 늘어야 극장 산업도 더 호황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직접 제작되는 장편 영화는 연간 40여편. 이중 10편 정도가 극장에서 상영될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마저도 한국 등 해외 작품들과 비교하면 퀄리티가 낮다.
심 법인장은 "베트남 영화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콘텐츠 투자와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콘텐츠 투자는 크게 3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가와 감독을 육성하고 제작비를 지원하는 크게 3가지 콘텐츠 관련 투자를 최근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CGV베트남은 실제 V픽쳐스를 통한 영화 투자 외에도 콘텐츠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다. 2017년부터 시작한 극작가 육성 프로그램 '스크립트 라이팅 콘테스트'(Script Writting contest)에는 매년 4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는 등 활성화 되고 있다. 이 중 10여명을 선발해 시놉시스 단계 작품이 실제 영화화 될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한다.
올해 5월 열린 칸 영화제에서는 CGV베트남을 통해 베트남 영화 역사에 남을 기록도 쓰여졌다. 단편영화상 부문에 출품된 베트남 영화 '스테이 어웨이크, 비 레디'(Stay Awake, be ready)가 최우수단편영화상을 수상한 것이다. 세계 3대 영화제에 출품된 베트남 작품 중 부문을 막론하고 수상을 이룬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 법인장은 "이 영화는 CGV베트남이 지난해부터 한국 CJ문화재단과 함께 벌이는 '한-베 단편영화제작지원'의 일환으로 제작됐다"며 "연간 5명 감독을 선발해 투자비 1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는데 매년 퀄리티 있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CGV베트남은 인프라 투자 일환으로 현지에서 극장 수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2011년 베트남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극장 수와 스크린 수가 10배 가량 커졌다. 올 연말까지 극장 수는 83개, 스크린 수는 500여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2021년부터 극장 수가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심 법인장은 "지금은 새 극장 인프라 투자의 70%를 호찌민과 하노이 등 1선 도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에 80개 넘는 주가 있는데 여전히 극장이 없는 지역이 많아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라오스와 캄보디아도 눈여겨 봐야할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법인장이 CGV베트남 이끌게 된 2017년 11월 이후 회사는 이전보다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연간 총 영화 관람객수는 4700만명이었는데 올해는 5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CGV베트남의 실적도 크게 성장해 3분기까지 누적된 매출액은 1442억원,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 108% 늘었다.
심 법인장은 "2024년에는 베트남 영화 관람 인구가 연간 1억명을 돌파해 현재 2억명을 넘기는 한국의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수준 높은 로컬영화를 만들도록 지원하고 극장 수도 계속 늘려가는 것은 시장 성장을 우리가 앞장서서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