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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오피스 비즈니스의 진화]마케팅·종합컨설팅까지…영토 넓힌 업무전선②자산운용사 백오피스, '유튜브'까지…다양한 서비스 제공 독립 백오피스 '출항'

허인혜 기자공개 2019-12-26 07:30:30

[편집자주]

자산운용사의 후선 업무를 담당하며 조명을 받지 못했던 백오피스가 '메인오피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문 백오피스 인력에 대한 수요가 치솟은 덕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부서에 그쳤던 백오피스는 최근 독립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벨이 국내 백오피스 업무의 현황과 해외 사례, 금융당국의 백오피스 기술 규제 상황을 들여다보고 백오피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업계가 업무 외연을 늘리며 백오피스의 영토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 경영과 인사, 펀드 설정과 판매사 연결 등 전통적인 영역에 그쳤던 백오피스의 업무는 최근 대체투자 펀드 유관업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등으로 지평을 넓혔다. 독립 백오피스 서비스를 구축해 자산운용사 설립·운영 종합 컨설팅을 지원하는 업체들도 첫 발을 뗐다.

◇운용업계 트렌드 변화 발맞춤 '대체·모바일·유튜브'

자산운용업계 업무 영역이 넓어지면서 백오피스 인력은 더 귀하신 몸이 됐다. 자산운용업계 백오피스의 전통적인 업무 영역은 경영과 인사, 펀드 설정이었다.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형 이외의 대체투자 펀드 설정과 확인, SNS 마케팅,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홍보와 모바일 환경 구축 등 백오피스의 담당 업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자산운용업계에서 '대체투자'는 이제 새로운 영역이 아니라 필수로 선점해야하는 영토가 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자산운용사 잠정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펀드 수탁고 395조원은 대부분 부동산형과 특별자산형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이지스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이 리츠 시장을 대폭 키웠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전자통계시스템

덕분에 부동산 투자 등 대체투자 부문을 새로 만들거나 대체투자 영역을 떼내 분사하려는 자산운용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한 대형 자산운용사가 대체투자 영역을 분사하고자 했다가 고전한 것도 백오피스 인력 수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SNS·모바일 환경 구축도 백오피스의 몫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금융권에서 유투브를 활용한 홍보 영상이 쏟아져나오다 보니 회사의 임원급들도 새로운 마케팅 영역에 관심이 크다"며 "삼성자산운용 '남지니'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직접 SNS를 이용해보라, 유투브 샘플을 찍어보라 등 마케팅 업무에도 이전에 없었던 주문이 들어온다"고 부연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관련 인재 발탁으로 트렌드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이달 국내 공모펀드 비교 모바일 플랫폼인 '펀드솔루션'을 내놨다. 지난 9월에는 유튜브에 금융상품을 주제로 한 영상을 올려 열흘 만에 조회수 500만뷰를 달성했다. '함안댁의 비밀'도 조회수 1000만뷰의 히트작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자산운용업계도 디지털 마케팅이나 관련 조직정비 등을 통해 실질적인 투자자 또는 잠재적 투자자와의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삼성자산운용 '펀드솔루션'. *출처: 삼성자산운용

투자 자동화 시대도 백오피스 수요를 높인다. 업계는 펀드 운용업계에서 로봇의 역할이 커질 수록 백오피스 인력 수요는 늘어나리라고 전망한다. 로보어드바이저·퀀트 등이 펀드의 수익률을 전망할 수는 있지만 펀드 설정과 판매 과정에서 백오피스의 '터치'가 꼭 필요해서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 본부장은 "백오피스의 영역은 옆으로 넓어지기도 하지만 깊이가 심화되기도 한다"며 "기계를 통해 자산운용 인력을 절감한다고 하더라도 백오피스의 역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립 '백오피스'도 출발선…전산지원서 종합컨설팅·미들오피스 역할까지

백오피스 산업은 자산운용사의 소속 부서에서 독립적인 업체가 출범할 만큼 입지를 넓혔다. 자산운용사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지제이텍과 라인업파트너스가 출항했고, 금융투자협회도 자산운용사의 미들·백오피스 서비스 총괄 대행인 '셰어드서비스'를 꾸준히 계획 중이다.

지제이텍은 백오피스 대행 영역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내에서 백오피스 대행이라는 개념이 처음 논의됐던 2015년 출범해 벌써 5년차다. 자산운용과 투자자문 등 금융투자업 창업 과정을 코칭하고 공유오피스, 통합 전산망 등의 시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10월 말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자산운용센터 FISH(Financial Investors' Shared House)'를 열면서 펀드 종합관리 회사를 표방했다.

라인업파트너스는 대표의 전문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출범한 라인업파트너스는 현대투자신탁운용과 SC제일은행 등 국내 유수의 금융사에서 백오피스 업무를 전담했던 이주섭 대표가 방향타를 잡고 있다. 라인업파트너스는 자산운용사의 설립과 운용에 관련한 무형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췄다.

금융투자협회 '셰어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신동준 본부장은 "작고 왜소한, 경력이 적은 플레이어들이 최근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이미 '레디메이드'된 미들·백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자산운용사가 직접 기능을 키우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가장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있는 것은 호주다. 호주는 기본적인 미들·백오피스 역할을 하면서 마케팅이나 고객 유치, 시드머니 확보와 투자 등이 결합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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