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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車배터리 분사설 현실화 될까 역대 최대 부채, 재무부담 가중‥분사 후 IPO 가능성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26 07:10:1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분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 얘기는 매년 나오는 단골 이슈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단지 '설'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LG화학의 자금 부담이 이미 턱 밑까지 찬 상황에서 추가 투자금 집행 건이 산적해 있다. 그만큼 '분사'는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분사 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LG화학은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전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제고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독립법인 분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기 떄문에 추후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와 관련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공시를 낸 건 2011년 12월 이후 8년만이다. 당시에도 같은 내용의 소문이 시장에 퍼지자 LG화학은 곧바로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냈다가 한달 후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공시를 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를 유력시 검토했다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접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에도 역시 LG화학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년 7월까지 분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언론보도 등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양한 사업전략의 하나로 '분사'를 보고 있을 뿐 확정여부를 단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더욱이 분사 전략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닌, 이미 사업 초창기부터 회자됐던만큼 실현 가능성조차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선 매년 나오는 '분사설'이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실현 가능성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관측한다. LG화학의 자금부담이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은 석유화학을 캐시카우 사업으로 삼으면서 신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키우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에 쏟아붓는 셈이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투입되는 투자금액이 확대되는 데 반해 캐시카우인 석유화학 사업은 업황 침체 등으로 쪼그라들고 있어 자금부담은 확대됐다. 올들어 3분기까지 LG화학의 매출은 전년도 같은기간과 비교해 1.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 69% 줄었다.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 차입금으로 투자금을 충당해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LG화학의 차입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약 9조원, 부채비율은 91.7%다. 올해 들어 각각 약 4조원, 24%포인트 늘며 가파른 속도로 부채가 확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4월 그린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최근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약 6조원 가량의 자금지원 협약을 맺는 등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실적이 줄어든 데 따라 이자부담이 늘어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14.4배서 6.1배로 대폭 축소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G화학의 악화된 재무여건에 대해 신용평가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LG화학의 신용도를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정작 LG화학은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외연 확대를 위한 투자에 강드라이브 걸고 있는 데다 수주가 늘어나면서 추가설비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발표한 GM과의 합작사(JV) 설립에 투입되는 자금만 1조원이다. 수주 물량을 메우기 위한 시설투자 등까지 고려하면 당장 약 10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악화된 재무 여건, 턱 밑까지 차오른 차입금, 캐시카우 사업의 침체 등등 악조건 속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LG화학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기존 자산을 최대한 팔아 현금을 마련하거나,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화 하는 방법 정도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배터리 법인을 독립 자회사로 분할한 후 IPO를 추진하는 전략을 고민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재 주식시장이 호조세를 띄고 있는데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형성돼 있는만큼 시기적으로도 꽤 우호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압도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기존 석유화학 사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불안감도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독립 자회사 분할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분사설을 상당히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키우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재로선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재무적 부담과 신사업 강화라는 관점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독립 자회사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과거에도 비슷한 검토가 이뤄졌지만 엎어졌던 사안인 만큼 이번에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이 날 지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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