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2세 경영 속도전…윤동한 결단 왜 빨랐나 장남 윤상현 부회장, 이달 초 승진 이어 지분 수증…회장 퇴임 넉달 만에 승계 마침표
이충희 기자공개 2019-12-30 10:14:1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3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콜마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너 2세 체제를 가동시키고 있다. 올 8월 윤동한 회장이 갑작스레 퇴진한 지 넉달 만에 장남 윤상현 부회장으로의 승계 구도를 마무리지었다. 윤 부회장이 지난 5년여 간 한국콜마 총괄 사장을 맡으며 쌓았던 경험은 체제 전환용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자신이 보유중이던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4%를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전날 증여 완료했다. 시가 540억원 규모다. 윤 부회장은 홀딩스 지분 31.4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27.8%), 콜마비엔에이치(50.2%) 등 대부분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윤 부회장이 정점에서 그룹을 컨트롤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윤 부회장은 이달 초 임원인사를 통해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윤 회장의 퇴임이 장남의 승진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이번 지분 증여를 통해 한국콜마는 2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한국콜마의 승계 시나리오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동됐다고 보고 그 배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8월 윤 회장의 사퇴에서 비롯됐다.
윤 회장은 올 7월 임직원 대상 월례회에서 한 유튜브 영상을 틀었는데 해당 채널이 극우 성향에 치우쳤다는 내부 비판이 일었다. 관련 일들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졌다. 윤 회장은 사건 발생 사흘만에 기자간담회를 자청했고 이 자리를 통해 한국콜마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퇴했다.
윤 회장의 사퇴는 기자회견 직전에서야 측근에게 전달됐을 정도로 깜짝 발표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본인 탓에 회사 안팎에 잡음이 발생한데 대해 미안함과 위기 의식을 동시에 가졌던 것 같다"면서 "흔들린 경영권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로 젊은 새 오너를 등장시켰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이 과거 외부 기업 M&A나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은 결단을 앞당길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 대표를 맡은지 1년 만에 미국·캐나다 화장품 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8년엔 CJ헬스케어를 인수 해 그룹의 덩치를 대폭 키웠다. 윤 부회장 체제 4년만에 매출은 3배 가량 증가했다. 2014년 461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3580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윤상현 부회장은 5년여 간 한국콜마 대표를 맡으며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장본인"이라며 "사내 영향력이 확실해 믿고 맡길 수 있는 경영인으로 회장은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불과 넉달만에 이뤄진 경영 승계가 윤 회장의 사퇴를 의심했던 시선을 잠재우기 위한 속도전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회장이 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시임했음에도 최대주주인 그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말들이 있었다"며 "이번 지분 증여는 윤 부회장 체제가 확고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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