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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위원장, 구현모 차기 CEO에 "비전 제시 큰 점수" 유력후보 김태호·노준형 제치고 낙점…회장에서 사장으로 직급 낮출 예정

서하나 기자공개 2019-12-27 19:15:0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7일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사진)이 KT 차기 CEO 후보로 확정됐다.

이번 심사를 이끈 김종구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구현모 후보에 대해 가장 중요한 기준인 후보자의 '능력'에 따라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의 경우 여러 유력 후보들 사이에서 KT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었고 누구보다 확실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땄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대유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은 새 KT 리더의 자질은 '전문성'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종구 위원장은 27일 더벨과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후보자의 능력이었다"며 "(구현모 사장의 경우) 여러 유력 후보들 사이에서 가장 KT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확실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사장이 이끄는 커스터머&미디어 사업부는 최근 통신업계 전반에서 가장 화두인 분야이자 KT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현재 '탈통신'을 선언한 통신3사들이 일제히 미디어 및 IPTV 부문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구 사장이 높은 점수를 얻은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구 사장은 KT 내부에서 황 회장의 '첫 비서실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 부임과 동시에 비서실장에 올랐다. 이후에도 KT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전략·기획통'으로 성장해온 만큼 사업적으로도 가장 뛰어난 비전을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황 회장의 비서실장이라는 꼬리표는 오히려 구 사장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김종구 위원장은 구 사장이 황창규 회장 사람이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듯 "황 회장의 사람이라는 말은 결국 KT 내부 모든 직원이나 임원을 포함하는 말"이라며 "결국 내부 인사가 모두 황창규 회장의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사장이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회장과 유독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그런 인간적인 관계를 이번 회추위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김종구 위원장은 후보자의 정치적 혹은 인간 관계보다 '능력'과 '비전'을 위주로 심사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구 사장은 황창규 KT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김대유 지배구조위원장은 내부와 외부 상관없이 통신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뽑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대유 위원장은 "KT는 통신업계 만년 2등인데 통신 전문가이자 리더로서 앞날을 내다보고 KT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를 제시하는 사람을 리더로 선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회추위 심사에서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KT는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 대신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 처우를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종구 위원장은 "이번에 회장 대신 사장으로 제도를 변경하는 안을 두고 모든 후보들로부터 약속을 받았다"며 "KT가 2009년까지 사장제였다가 그 이후에 회장 직급을 신설했는데 더는 재벌 흉내를 내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 구 사장이 KT 새 CEO 후보로 확정되면서 남중수 전 KT 사장이 2008년 말 회사를 떠난 이후 외부 출신이 지속해 이어왔던 회장 자리를 다시 내부 출신이 이어받게 됐다. KT 민영화 이후 초대 회장이었던 이용경 전 회장과 남중수 전 회장 등은 KT맨이었으나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회장은 외부출신이었다.

구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KT에서 전략CFT그룹담당, 경영전략담당, 개인고객전략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구 사장은 2020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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