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직원들 사이에 이석주 사장은 '이석주님'으로 불린다. 이석주 사장이 제주항공 문화를 바꿔놨다"제주항공 관계자의 말에서는 조직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업계의 부러움을 사는 제주항공의 조직문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자유로운 보고양식과 PPT없는 회의는 또 다른 파격이다.
세련된 옷차림과 화려한 광고로 포장된 항공산업이지만 그 뒷면에는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일사분란한 위계질서를 정립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기수문화도 존재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문화를 두고 '올드패션'이라 말했을 정도다. 대한항공은 올 여름에야 정장을 고집하던 복장 규정을 삭제했다.
2018년 1월 1일 제주항공에 부임한 이 사장은 이후 조직문화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일반 직원부터 사장까지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또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위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보고체계와 회의 문화를 개선했다.
2019년 항공업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으로 사업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보잉 737 NG 기종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되며 안전문제도 발생했다. 여기에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항공사들에 치명타를 안겼다. 국내 항공사들은 잇달은 악재와 실적 악화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때문에 제주항공의 올해 공격적인 행보는 더욱 특별하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 M&A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했다. 지난 18일에는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2월 26일부터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시작했고 연내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M&A에 성공하면 국내에서는 최초로 항공사 간 기업결합 사례를 만든다.
9개까지 늘어나며 난립했던 국내 LCC 시장의 교통정리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LCC 업계에서 제주항공의 여객점유율은 42.16%로 절반에 육박하는 확실한 1위 항공사로 탄생한다. 2위 진에어(19.26%)의 2배가 넘는 점유율이다. 전체 항공사로 확대하면 국제선 점유율은 19.5%로 확대돼 대한항공(33.4%) 및 아시아나항공(23%)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힌다.
LCC업계 1위로 도약한 제주항공 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일까. 단일 기재 운영, 효율적인 원가구조, 차별화된 사업모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이 가운데서도 자유로운 조직문화는 첫 번째로 언급된다. 최대한 비용을 낮추는 LCC 사업모델은 다른 항공사들이 충분히 모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따라올 수 없었던 제주항공 성장을 이끈 DNA에는 이 사장이 심은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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