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더케이손보 '디지털' 특화 보험사로 키운다 중안보험·캐롯손보 벤치마킹…경영권 70% 인수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03 08:19:0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1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려는 배경에는 디지털 '특화' 보험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이른바 '인슈어테크(InsurTech)'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기존 더케이손보의 사이버마케팅(CM, Cyber Marketing)채널과 하나금융의 고객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 결정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강화‘라는 경영기조에 부합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교직원공제회로부터 더케이손보 지분(100%) 인수 건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내달 초 교직원공제회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며 이후 금융당국의 승인, 잔금 납입 등을 통한 거래종결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향후 보험업은 대형사와 전문 특화 보험사 간 경쟁으로 양분화될 것"이라며 "최근 해외사례 분석 등을 통해 더케이손보가 규모는 작지만, 향후 디지털 특화 보험사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어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눈여겨 본 더케이손보의 경쟁력은 바로 그간의 채널 전략이다. 최근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반 고객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은 하나금융의 '디지털 금융혁신'이란 경영기조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2017년부터 영업경쟁력 강화차원에서 CM채널 진출을 시도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후 한계가 노출된 TM(Tele Marketing)채널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당시 IT개발 비용만 20억원을 투자하고 CM채널 전용 보험 상품을 선보여 대대적인 전략변화를 꾀한 바 있다.
이런 채널 다각화 전략은 그룹 차원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해외 벤치마킹 사례는 중국 최대 온라인 보험사인 '중안보험'이다. 중안보험은 2013년 중국 알리바바, 텐센트, 평안보험이 합작해 설립한 보험사다. 스마트워치에 기반해 고객의 운동량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보험산업의 혁신 아이콘으로 꼽힌다.
국내에도 디지털 특화 손보사 육성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와 SK텔레콤, 현대자동차는 올 하반기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보'를 출범시켰다. 내년에는 삼성화재가 카카오와 손잡고 디지털손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보험 산업은 여러 가지 규제의 변혁기에 놓여있다. 오는 2022년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라 과도기적 보험업황이 예상된다.
채널전략도 과거 전통적인 설계사 중심에서 홈쇼핑이나 폰뱅킹 등 디지털 채널로 변화하기 마련이다. 보험업의 특성상 마키팅 전화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최근 보험(Insurance)와 기술(Technology)를 합한 '인슈어테크(InsurTech)'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카카오, SK텔레콤 처럼 플랫폼 사업자 역할로서 '인슈어테크'를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더케이손보의 자산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8953억원, 자기자본은 1469억원에 불과하다. 해당기간 지급여력비율(RBC)도 169.15% 수준이며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아 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규모가 작으면 바로바로 변화에 대응하기에 유리하다"며 "자산 규모나 자본 등의 조건이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적용 가능한 영역부터 순차적으로 디지털혁신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의 밸류체인(상품개발·마케팅·언더라이팅·보상·서비스 등) 전 부분에 새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품는다면 미니보험이나 단기보험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로도 활용 가능하다.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 주력 회사지만 일반보험, 장기보험을 포함한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있다. 당국 규제 강화로 손해보험 신규 라이선스 발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만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교직원공제회를 통해 확보한 고객 DB 활용가치가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날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율은 70%로 가닥을 잡았다. 교직원공제회의 잔여지분은 30% 수준이다. 매도자인 교직원공제회를 캡티브(Captive) 물량 보전을 위한 안전장치로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더케이손보의 자동차보험 고객 중 교직원 구성비는 48.6%로 집계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가격은 매도자가 주장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보다 낮은 수준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권과 교직원 캡티브(Captive)측면을 반영해 인수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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