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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0]액트, '베트남·투명LED'두 날개로 난다①FPCB 생산기지 이전, 수익성 제고…액트비전, 수출 본격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0-01-09 07:42:48

[편집자주]

새해는 코스닥 중견기업에게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시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성연쇄회로기판(FPCB) 제조 상장사 액트는 '온실 속 화초'로 시작했다. 액트의 창업자 구승평 회장은 정통 LG맨이었다. 1969년 입사해 LG전자 사장과 LG필립스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04년 2월, 63세의 늦은 나이에 액트를 세워 독립했다.

액트가 만드는 FPCB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기초 부품이다. 다양한 전자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LG그룹과 확실한 접점이 만들어졌다. 실제 액트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LG그룹사 물량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시장이 급변했다. 주력으로 삼았던 PDP 디스플레이의 시대가 저물고 LCD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PDP 시장의 강자였던 액트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거금을 주고 사온 생산설비는 무용지물이 됐다. 한 때 1000억원을 넘봤던 매출액도 매년 20%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5년 매출이 500억원 밑으로 떨어지자 액트는 '생존'을 걸고 체질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때 구 회장과 LG 때부터 한솥밥을 먹던 김성범 대표이사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 대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동·금 도금 등 핵심 공정을 내재화하는 동시에 고집적·고신뢰성 FPCB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나오자 자연스럽게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고, 실적도 반등했다.

2016년 매출 600억원을 회복했고, 2017년에는 865억원을 찍으며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경영권 이슈가 터지면서 액트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 대표도 잠시 운전대를 놔야만 했다. 다행히 창업자 우호 세력과 소액주주들이 기존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해에는 LED 전문기업인 '세미콘라이트'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 잡음을 완전히 껐다.

▲액트 베트남법인 전경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액트는 올해 '베트남'과 '투명 LED 디스플레이' 두 날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생산법인을 뒀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와 대형 메이커 수주를 위해 베트남 진출을 결정했다. 2018년 베트남법인을 세웠고, 총 80억원에 달하는 자금도 투입했다.

지난해 6월 드디어 공장이 준공됐고, 시제품도 생산되고 있다. 베트남 생산법인은 기존 모바일 제품 뿐만 아니라 새롭게 전기차 배터리 FPCB 생산 시스템도 갖췄다. 이미 국내 대기업과 2031년까지 1차 물량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중장기적인 판매망을 구축한 셈이다. 1차 납품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후속 물량도 자연스럽게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액트 관계자는 "모바일과 달리 전장용 부품은 중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며 "우리 역시 베트남 공장 준공에 맞춰 장기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했고 추가 수주 역시 메이커들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트는 올해 베트남법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으로 생산기지가 재편되면서 사실상 사업 구조조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날개는 투명 LED 디스플레이 '액트비전(ACT VISION)'이다. 액트는 이미 2017년부터 투명 LED의 잠재 성장성에 주목했고, 미래 먹거리로 점 찍었다. 사업 부서를 만들고 연구 개발 인력을 확충했다. 광고 디스플레이 시장이 일찍부터 자리잡은 일본을 1차 타깃으로 삼았다.

▲2019 코엑스 박람회 '액트비전' 시현 현장

일본 현지 잠재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나가면서 시제품을 만들었다. 기술 요구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바이어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에는 수출 계약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당장 올해부터 현지 면세점과 쇼핑몰 등에 액트비전 제품이 깔릴 예정이다. 얇은 필름 형태의 LED 제품을 유리벽에 그냥 붙이면 되기 때문에 기존 LED 광고판과 비교해 설치 비용과 제품 단가가 확 줄어든다. 그럼에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점이다.

보수적으로 잡은 올해 액트비전 매출 목표액은 150억원이다. 이는 작년 액트 전체 매출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쟁사들이 많지 않은데다 기술력도 뛰어나 수익성 확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액트 관계자는 "3년부터 시작한 투명 LED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의 성과가 드디어 올해부터 나오기 시작한다"며 "일본에서 완벽하게 기술력을 확인받고 국내와 다른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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