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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감시위, 계열사 7곳과 협약…선정기준은 전자·물산·생명 등 핵심계열사 포함 중공업 바이오 등 불포함…경영승계등도 견제 대상

김슬기 기자공개 2020-01-10 08:24:0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의 윤곽이 드러났다. 일단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주요계열사 7곳을 중심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위원회의 준법감시를 받기로 했다. 준법감시위의 대상이 되는 7곳의 주요계열사의 선정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부 계열사 등은 빠져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꼽을 수 있다. 분식회계 소송과 각종 논란 등으로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삼성증권이나 삼성중공업 등도 빠져 있다.

9일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전 대법관·지평 대표변호사)은 "오는 1월말까지 7개 계열사가 각자 협약과 위원회 운영규정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친 뒤 이후 2월에 공식적으로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적으로 준법감시위원회의 준법감시를 받을 7개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관련사항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의결을 거친 계열사들은 위원회의 준법감시를 받게 된다. 7개 계열사는 각자 준법감시위원회에 들어갈 비용을 분담하게 될 예정이다.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사법부의 권고를 시작으로 만들어졌다. 이 부회장이 김 위원장을 직접 찾아 준법감시위원회를 맡아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이 기구에 대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준법감시위는 김 위원장 외에 외부인사 5명과 내부인사 1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부인사로는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봉욱 전 대검 차장,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포함됐다. 내부 인사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 총괄 고문이다.

위원회의 구성도 중요하지만 준법감시위원회의 직접 관리를 받는 계열사는 어떤 방식으로 선정됐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선정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일단 7개 계열사로 시작하고 계열사 전반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7개 계열사의 공통점으로는 상장사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삼성그룹 내 상장사는 총 16곳이며 비상장사는 45개사이다. 더벨이 16곳의 상장사의 지난해 3분기말 자산총계 순위를 조사한 결과 상위사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기와 삼성SDS 대신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등이 포함돼야 한다. 다만 금융회사의 경우 일반 회사와 달리 자산총계에 운용자산 등이 포함되므로 일괄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이런 왜곡을 막기 위해 자본금과 자기자본 등을 합쳐진 자본총계 순위를 따져보아도 삼성전기가 아닌 삼성카드가 들어갔어야 한다.

지난 8일 기준 시가총액을 보면 삼성전기 대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위 7개사에 포함된다. 시가총액 기준이 그나마 가장 순위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39조로 압도적인 1위였고, 그 뒤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7조원으로 이었다. 삼성물산(19조9175억원), 삼성SDI(15조7471억원), 삼성SDS(14조5857억원), 삼성생명(14조3200억원), 삼성화재(11조원), 삼성전기(9조3367억원) 순이다.


삼성그룹이 준법감시위원회의 지적을 받을만한 곳을 일부러 넣지 않았다는 비판의 의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뇌물혐의로 75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삼성증권의 경우 2018년 우리사주 주주에게 주식을 잘못 배당한 사건으로 소송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일단 계열사 이사회나 경영위원회의 주요 의결이나 심의사항을 사전·사후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시정 및 제재 요구 등을 할 수 있고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때에 따라 위반사항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출범 이후에 일어나는 위법사항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준법감시위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준법감시위의 판단이 삼성의 경영판단에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지였다"며 "현재 나온 것을 보면 행위 등에 대한 권한이 없고 불법행위 해당 여부 판단 기능을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질적 강제력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룹 전반의 준법경영을 내세우고 이를 감시한 기구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번에 1차적으로 준법감시위원회의 감사를 받을 7개 계열사에 대한 기준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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