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격전지 中서 '불안한 선전' [Company Watch]중장비 2년 연속 기록적 판매대수…업체간 경쟁에 점유율 역성장
구태우 기자공개 2020-01-14 08:18: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중장비 기업들이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서 견고한 판매 실적을 쌓으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지 업체의 돌풍이 워낙 거세 점유율 측면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고 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 격차를 벌릴 차별화 전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중국 건설시장은 인프라와 부동산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 중국 건설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7년 1140억 달러를 돌파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0% 이상 성장했다. 이때문에 중국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중장비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공정기계협회가 집계한 '중국 굴삭기 월별 판매현황'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1만5270대의 굴삭기를 판매했다. 2년 연속 1만5000대 이상의 굴삭기를 판매하면서 2011년 이전 수준의 판매 실적을 회복했다. 판매 실적만 두고 보면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깝지만, 이는 중국 굴삭기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다.
반면 점유율은 오히려 역성장한 결과가 나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냈다. 전년(2018년)에는 8.5%의 점유율을 기록해 2014년(8.2%) 수준을 회복했는데, 1년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시장의 성수기인 2분기에는 점유율이 평년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현대건설기계도 이 같은 양상을 나타냈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상위 5개 업체가 60~7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과점 체제다. 1위인 중국 기업 싼이중공업(SANY)를 비롯해 쉬공(XCMG), 캐터필러(CAT), 두산인프라코어 등 5위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지 업체의 '쏠림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중국 굴삭기 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현지 업체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국내 기업은 소폭 늘어나거나 역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굴삭기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외상 판매에 강점이 있다. 내수 기업을 우대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영향도 한몫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연비절감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과 특수장비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사후관리서비스(A/S)를 강화해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해 대응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익성이 좋은 중대형 기종과 리퍼(단단한 흙과 암석을 파내는데 적합한 특수장비)와 로터리 드릴링 리그(굴삭기 팔 부분에 회전 천공기를 장착한 장비)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적 중요도가 높은 시장이다. 지난 3분기 건설기계 사업부는 전체 영업이익(7017억원)의 35.8%인 2516억원을 홀로 책임졌다. 건설기계 사업부 전체 매출 중 33.1%(1992억원)가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대중국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있지만, 중국시장은 여전히 수익성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톱5'로 진입했고, 판매대수도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암흑기(2014년~2016년)를 돌이켜보면 격전지에서 선전한 결과지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시장에서 밀리면 결과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역성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내 해외 건설기계 업체들은 균형추가 안 맞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공세를 공격적으로 벌이고 있어 마냥 쫓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특수장비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전략과 채권 안정성을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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