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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펀드 잡자"…VC·금융사 짝짓기 분주 자금력·운용인력 보완…증권사도 모험자본 파트너 찾아

이윤재 기자공개 2020-01-14 08:27:5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대 정책자금 출자기관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용 펀드를 조성키로 하면서 벤처캐피탈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벤처캐피탈끼리 힘을 합치는 것 외에도 자금력이 풍부한 증권사가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가진 벤처캐피탈과 합종연횡을 꾀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지난 8일 소부장 전용 투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작업을 시작했다. 두 기관이 합쳐 4000억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다른 정책 출자기관인 한국벤처투자도 소부장 펀드 출자사업을 추진한다.

소부장 전용 투자펀드를 대하는 벤처캐피탈의 셈법은 복잡하다. 상위권 벤처캐피탈에서는 단독으로 출자사업에 도전하려는 곳들이 많다. 상당 수 벤처캐피탈 중에서는 서로 공동 위탁운용(Co-GP) 방식으로 컨소시엄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

신기술금융 조직을 가진 증권사, 캐피탈들도 소부장 전용 투자펀드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자금력은 좋지만 벤처투자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만큼 역으로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성과가 뛰어난 벤처캐피탈들을 파트너로 찾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번 씩 합을 맞춰 본 벤처캐피탈들은 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출자사업 준비를 시작했다"며 "소부장 펀드를 만드려는 증권사들도 파트너로 삼을 벤처캐피탈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 벤처캐피탈이 합종연횡을 고민하는 건 펀드 규모와 맞물려 있다. 산업은행은 소부장 전용 블라인드펀드 최소 결성규모로 1000억원을 내걸었다. 소부장 기업이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하면 가점을 부여한다.

산업은행의 최대 출자비율은 60%다. 최소결성규모로 보면 운용사는 300억원~400억원 가량을 민간에서 조달해야 한다. 당연히 결성 규모를 키우면 운용사가 모집해야 하는 금액도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부장 기업 중에서 벤처투자에 나설 만한 후보군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요인으로는 운용인력 부족도 꼽힌다. 과거에는 소부장 전공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 많았지만 수년 간 해당 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공백이 많은 상태다. 일선에서 실무를 뛰어야 하는 주니어 심사역 중에서는 소부장 전문 인력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소부장 영역이 수년간 침체를 겪으면서 인력 유출이 많았던 탓에 관록을 쌓은 심사역들이 업계 전반에 많지 않은 편이다"며 "운용인력이나 자금모집에 부담을 느끼는 곳들이 합종연횡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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