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판지 업체 세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내달 초 치러진다. 한국제지와 아시아제지 등 제지업체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전 향방에 제지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조만간 본입찰을 통해 원매자들의 면면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하 매각 관련 본입찰이 내달 5일 진행된다. 당초 매각 측은 1월 말께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연휴를 고려해 일정을 일주일가량 연기했다.
앞서 세하 최대주주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매각주관사 삼일PwC가 지난해 말께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복수의 원매자가 뛰어들어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한국제지와 아세아제지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제지업체 간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제지업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세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골판지 업체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한 한국제지는 백판지 시장에 진출하려는 포석으로 세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세아제지도 2011년 경산제지를 인수한 뒤 몸집 불리기를 위해 또 한 번의 인수·합병(M&A)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경산제지가 세하 공장 인근에 있어 인수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복수 전략적 투자자(SI)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어 본입찰에서는 가격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유암코가 보유한 세하 지분 76.1%와 503억원의 매출채권이다. 거래가격은 1000억원 중반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원매자들은 세하가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에 이어 3위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백판지 시장은 세 곳 외에 신풍제지와 한창제지까지 5개사가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갖추고 있다.
세하는 1984년 설립된 백판지 제조사다. 코스피에도 상장돼 있다. 제과, 제약, 화장품 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SC마니라지, 아이보리지 등 범용백판지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2005년 카자흐스탄 광구 유전 개발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다가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결국 2013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해 이듬해 유암코에 인수됐다. 유암코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이 효과를 보인 데다 제지 수요 증가 등 업황이 좋아지면서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암코는 회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자 지난해 말부터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유암코는 2월 초 본입찰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5월 중순에는 잔금 납입 등 매각 과정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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