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퀀텀점프 2020]에이치엔티, CCM 딛고 자율주행 속도낸다모바일부문 '실적 안전판', 미래차 가치사슬 투자 '활발'

박창현 기자공개 2020-01-23 12:53:53

[편집자주]

새해는 코스닥 중견기업에게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시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모바일 부품업체 '에이치엔티'의 행보는 사뭇 괴짜처럼 보인다.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콤팩트카메라모듈(CCM) 사업을 벗어나 자율주행이라는 낯선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탓이다. 에이치엔티는 본업을 실적 안전판 삼아 미래 먹거리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뜬구름만 같았던 미래 비전은 하나 둘 뼈대를 갖춰가고 있고 이제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증 단계에 접어들었다. 개척자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에이치엔티는 CCM 시장의 대표적인 강자다. 삼성전자 핵심 1차 밴더로 연간 1억개 이상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수익구조도 안정적이다. 2016년 이후 꾸준히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수 십억원대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모바일 부품 외길만 걷던 에이치엔티는 지난해 5월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코아시아가 떠나고 한국전자를 중심으로 한 M&A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확보했다. 새주인은 기존 사업에 더해 '자율주행'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실탄도 마련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310억원을 에이치엔티 곳간에 쌓아뒀다. 여기에 베트남법인도 매각해 다시 118억원을 확보했다. 밑천이 쌓이자 M&A를 비롯한 확장 전략이 펼쳐졌다.

우선 큰 그림을 그릴 설계자들을 영입했다. 티에리 모린 발레오 전 회장과 장 샤레 전 캐나다 퀘벡 수상, 이상익 전 한국전력기술 전기기술처 처장, 박종철 전 삼성전자 개발검증 그룹 부서장 등이 대표적이다. 경영진 구성이 마무리되자 투자 활동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8월 미국 자율주행 기업 '우모(UMO)'를 인수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모는 자율주행 차량에 필수적인 HD 3D 지도와 운행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만드는 플랫폼 구축 전문회사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 구글 웨이모(Waymo)에서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역임한 '숀 스튜어트'까지 영입해 맨파워 역량도 키웠다.

곧이어 국내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엠디이(MDE)도 사들여 가치 사슬을 더욱 촘촘하게 엮었다. 엠디이는 자율주행 차량을 실제 운행하면서 인지 센서와 관련 기술을 실증하고, 더 나아가 셔틀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까지 진행하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에이치엔티는 올해 본업의 강점을 유지하는 한편, 각 사간 시너지 창출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는 전략이다. 먼저 본업인 CCM은 시장 경쟁력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 주행 부문은 센서(에이치엔티)와 3D 지도(우모), 자율주행 차량(엠디이) 기술을 융합해 가시적인 협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당장 연내 카메라 모듈 기술을 극대화해 '레벨 3'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전국 정밀지도를 구축하고, 이 서비스를 자율주행 완성차 업체와 내비게이션 업체 등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엠디이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 주행 차량에 사용되는 카메라, 라이더, 레이더 제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또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과 연계해 자율주행 차량 제조, 판매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엠디이는 이미 서울 상암동과 세종시에 자율주행 차량을 제공해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최소 3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차량 가격은 대 당 약 20억원에 달한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실증주행을 하고 있는 엠디이 자율주행 차량.

임정훈 엠디이 부사장은 "주요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실증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기술력이 입증된 에이치엔티와 엠디이도 같이 참여하고 있다"며 "계열사 내 활용 기술이 많은 만큼 기술 공유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