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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G3 강자' 스위스프랑, 민간기업으로 투심 이동 [이종통화 시장 전망]②마이너스 금리 '신기록', 공기업 위축세로 전환…민간 발행사 관심 '글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1-31 10:05:31

[편집자주]

달러채권 일변도였던 한국물 시장이 유럽과 스위스, 대만, 호주, 일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중심의 외화채권 발행을 이어갔던 국내 이슈어들이 이종통화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통화·투자자 다변화 효과를 기반으로 조달 안정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종통화 시장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고 2020년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07: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위스프랑 채권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대체 조달처로 급부상했다. 2018년 미국 금리인상 여건 속에서 발행 비중을 늘렸던 스위스프랑 채권은 지난해 금리 인하 환경속에서도 한국물 대세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스위스 금융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꾸준한 조달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스위스프랑채권 발행을 이끌었던 국내 공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최근 약화된 점은 변수다.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조달이 이어지는 등 지나치게 낮은 금리 탓에 AA급 한국물에 대한 투심은 위축되고 있다. 여전히 0% 이상의 금리를 형성하는 A급 이하 민간기업으로 발행 축이 옮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종통화 새 축 부상, 저금리 '동상이몽'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019년 한국물(공모 기준) 시장에서 발행된 스위스프랑 채권은 16억 616만달러(미화 환산 기준)였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8% 수준으로, 달러(184억달러, 71.02%)와 유로화(30억달러, 11.88%)의 뒤를 이었다.

스위스프랑채권은 2017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2017년 한국도로공사(2.3억스위스프랑)와 한국수출입은행(2.5억스위스프랑) 딜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스위스프랑채권은 2018년 성장을 거듭했다. 2018년 스위스프랑채권 발행 규모는 24억 5297만달러로, 전체 한국물 발행량의 8.87%에 달하는 수치였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스위스 시장 내 마이너스 금리 여건이 완화된 점 등이 주효했다. 2018년 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채권 시장이 흔들린 반면,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에서는 도리어 투자 수요를 찾기 쉬워졌다. 가산금리 등을 반영했을 때 0% 이상의 금리가 형성돼 마이너스 금리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18년 초 정부 간 통화스왑 체결로 스위스 금융시장 내 한국물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2019년 미국이 저금리 기조로 전환한 후에도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마이너스 기준금리(-0.75%)가 지속되자 예금 대신 채권 투자를 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는 한국물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쿠폰(Coupon) 금리를 0%로 설정하고 만기도래시 현금상환액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경쟁력 있는 조달비용은 발행사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발행금리가 낮은 것은 물론 초강세 통화로 분류되는 스위스프랑 특성상 달러로의 스왑 역시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달러는 물론 원화 자금이 필요한 발행사들도 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스위스프랑채권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통화 다변화를 통한 조달 안정성 확보 효과 역시 누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 됐다.

◇저금리, AA급 발행 걸림돌 전환…사기업 조달 '글쎄'

마이너스에 도달한 저금리 발행은 이제 한국물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AA급 공기업을 중심으로 조달비용이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스위스 시장 내 투심이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한 한국물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이끌어온 공기업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조달을 이어가자 수요가 위축됐다"며 "2억스위스프랑 안팎의 소규모 딜의 경우 여전히 발행이 가능하지만 규모가 커질 경우 투자 수요를 채우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0% 이상의 발행금리가 형성될 경우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당 수준의 발행금리를 조성할 수 있는 기업은 A급 이하 민간기업이다. 실제로 'BBB+' 현대캐피탈은 2020년 첫 스위스프랑채권 딜에서 발행금액(3억스위스프랑)의 1.5배가 넘는 주문을 모았다.

문제는 민간기업의 경우 스위스프랑채권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회성 조달 위주인 민간기업은 통화 다변화보다는 기축통화인 달러채 중심의 발행을 이어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5년간 스위스프랑채권 발행에 나선 비금융 민간기업은 한국광물자원공사 멕시코 자회사(Mineray Metalurgica del Boleo)와 GS칼텍스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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