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펀드 선정 완료…PEF 참여 컨소는 탈락 기존 운용사에 유리 지적도…주관사는 “문제없다”
최익환 기자공개 2020-01-31 12:38:5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주도해온 글로벌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펀드의 하위 운용사 선정작업이 마무리됐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승리로 끝난 이번 선정작업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자문사 형태로 참여한 주체들은 고배를 마셨다. 다만 인프라투자를 지속해온 자산운용사들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는 불만도 일각에서 나오는 모습이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PIS 펀드의 주관운용사 삼성자산운용은 펀드의 하위운용사 선정을 끝냈다. PIS펀드의 부문별 하위펀드 운용사로는 △플랜트 한화자산운용 △인프라 KDB인프라자산운용 △스마트시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설정되는 하위펀드는 15년 이내의 만기가 설정되는데, 덕분에 대형자산운용사들은 물론 PEF 운용사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PEF 운용사들이 국내 주요 출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는 10년 이상의 만기를 가지기 힘든 만큼, PIS 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되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펀드의 테마도 이목을 끌었다. PIS펀드는 국내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형태로, 건설사와 솔루션업체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스마트시티 분야의 경우 PEF 운용사들이 기존에 보유한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산운용본부를 내세운 곳과 전속자문사 형태로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곳들은 모두 고배를 마셔야했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PIS 펀드 출자사업을 반년 넘게 준비해오면서 거래 파이프라인과 협력업체 다수를 확보해 구체적인 제안서를 만드는 데에 주력했다”며 “이미 기존에 확보한 의료와 제조업 기반 포트폴리오 기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했던 내용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인프라 투자와 개발사업 투자를 지속해온 대형 자산운용사들에게 높은 가점이 부여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부동산과 인프라 관련 채권을 셀다운 방식으로 사들여, 국내에서 구조화한 뒤 리테일이나 기관용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해온 경험이 있다.
플랜트 분야에 선정된 한화자산운용과 인프라 분야에 선정된 KDB인프라자산운용은 각각 해외 셀다운 딜에 참여한 경력을 이번 선정과정에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형 운용사들이 그동안 해외에서 진행되는 딜에 자금을 댄 경험이 있는 만큼 주관운용사가 보다 안정적인 길을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PEF 운용사들의 경우 기존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운용규모가 작고, 그동안 인프라 투자를 진행해온 경험이 적다는 게 단점이었다는 전언이다. 거래 발굴부터 진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대형 운용사에 맡겨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주관운용사의 전략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 선정작업에서 사실상 PEF 운용사들이 ‘들러리’ 아니었냐는 볼멘소리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주관운용사가 일주일 뒤 공고문을 수정해 자격요건에 운용역 2인 이상의 ‘해외집합건설투자업자’ 라이선스를 요구한데다, 선정 과정에서도 구체성 보다는 운용규모(AUM)에 더 높은 가점을 부여했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
다른 PEF 운용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거래 파이프라인이나 분야별 해외 네트워크 등 복잡한 평가요소를 제대로 따졌다면 대형 운용사들보다는 구체성있는 방안을 제출한 다른 PEF 운용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선정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며 “뒤늦게 공고문을 수정해 라이선스를 요구한 사실에 상당히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관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전문성을 기준으로 철저한 심사를 거쳤고, 라이센스에 대한 내용도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이미 설명회 과정에서 라이센스 취득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고, 취득 시점도 펀드 결성의 전후로 정해져 특별한 유불리함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선정과정 시 정량평가 기준에서 위탁운용사의 규모에 대한 배점을 최소화하는 등 철저히 전문성에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며 "양호한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산업-금융 연계 프로젝트 사례로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PIS펀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1500억원을 출자하고 △LH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유관분야 공기업들이 4500억원을 출자해 6000억원이 조성된 민관 합동 펀드다. 정부는 PIS 펀드를 통해 해외 건설사업을 대규모 투자개발 비즈니스로 전환하려는 계획이다. 앞서 진행된 올해 PIS 펀드의 선정작업에는 국내 유수 자산운용사들과 뉴레이크얼라이언스 등 PEF 운용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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