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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권영노 삼성SDI 부사장, 과감한 투자로 성장 이끈다미전실 출신 재무라인 명맥… 중대형전지 투자 확대가 관건

김슬기 기자공개 2020-01-30 08:13:2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3: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삼성SDI는 설립이후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으며 성장한 회사다. 1970년 삼성-NEC라는 사명으로 시작한 뒤 삼성전관공업, 삼성전관주식회사, 삼성SDI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이 바뀌면서 주력제품 역시 흑백브라운관, 컬러브라운관 등에서 전자재료·전지 등으로 바뀌었다.

최근 주목한 분야는 중대형 전지다. 배터리 사업은 현재 삼성SDI의 수장인 전영현 대표가 맡은 과제이자 미션이었다. 전 대표는 갤럭시 S7 배터리 폭발 수습을 위해 2017년 3월 급작스럽게 선임됐고 사태를 수습한 뒤 중대형 전지 투자로 사업 체질을 바꿨다.

전 대표가 삼성SDI의 수장이 되면서 함께 호흡을 맡춘 CFO가 권영노 부사장이다. 2017년 10월 권 부사장은 삼성SDI의 안살림을 맡게 됐다. 권 부사장은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추면서 삼성SDI의 체질개선과 확장의 DNA를 심었다.

권 부사장이 CFO가 된 후 삼성SDI는 공격적인 확장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소형전지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중대형으로 옮기면서 거점이 되는 헝가리법인에 대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강점을 가진 소형전지 투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이 최근들어 50%까지 높아진 상황이지만 향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선택은 아니라는 평이다.

◇ 미래전략실 출신 '감사통'의 귀환

그는 1962년생으로 용산고등학교를 나와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삼성SDI(당시 삼성전관)으로 입사했다. 그는 2003년부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7년 삼성전자 소속의 전략기획실 경영진단팀에서 임원(상무보)을 달았다. 그는 2008년 상무, 2012년 전무로 승진했고 2013년까지 경영진단팀에서 근무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는 1998년부터는 구조조정본부,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미래전략실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들의 사업과 재무, 전략, 홍보, 인사 등 주요 업무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그룹의 핵심부서였다. 그 중에서도 권 부사장이 몸담았던 경영진단팀은 감사팀으로 계열사 및 협력사들의 비리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소리없는 감시자', '현대판 암행어사'로 불리던 곳이다.

그가 경영진단팀에서 차근차근 승진을 거듭해왔다는 것은 그만큼 출중한 능력을 보였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가 걸어온 커리어패스 때문인지 냉철한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만큼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이다. 실제 권 부사장은 냉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꼽힌다. 그는 그간 삼성SDI의 실적발표 때마다 민감한 질문이 나와도 막힘없이 본인의 입장을 피력할 뿐 아니라 냉정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2013년초 삼성전기로 옮겨 LCR사업부 경영지원팀장(전무)으로 일했고 2013년말 전사 CFO에 올랐다. LCR사업부는 전기 내에서도 주력 사업부로 꼽히는 부서로 현재는 컴포넌트솔루션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삼성전기 CFO를 지내면서 그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적자사업부였던 HDD사업을 중단했고, 파워모듈·튜너·전자식 가격표시기(ESL) 제품 생산사업 등을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의 신설법인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2015년말 그는 다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지만 2017년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역할이 애매해졌다. 갑작스러운 해체로 삼성물산으로 이동, 안식년을 가졌고 그해 10월 삼성SDI의 CFO로 복귀했다. 돌고 돌아 본인의 첫 직장으로 온 셈이다. 그는 이번 2020년 정기인사 때에도 역시 삼성SDI의 CFO를 맡으면서 회사의 성장에 힘쓸 예정이다.

◇ 사업 확장 본능 깨웠다…삼성물산·롯데케미칼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확보

그가 CFO로 왔을 당시 삼성SDI는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헝가리를 낙점한 상태였다. 그는 부임 이후 헝가리법인(SDIHU·Samsung SDI Hungary)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했다. 삼성SDI는 헝가리법인에만 1조원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SDIHU는 2017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제1공장을 준공했다. 삼성SDI는 2016년 유니크레디트은행헝가리(Unicredit Bank Hungary Zrt) 차입보증 1억9500만유로(약 2565억원)를 시작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2018년에는 투자금이 커졌다. 2018년 같은은행에서 3억2500만유로, 네덜란드 ING은행(ING Bank N.V)에서 1억7000만유로(2236억원) 등 세 차례에 걸쳐 보증을 섰다. 2019년에는 라이프아이젠은행(Raiffeisen Bank Zrt)에서 차입한 2억달러(2630억원)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했다.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삼성물산 지분 매각, 롯데첨단소재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을 손에 쥐었다. 2018년 4월 삼성SDI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404만여주의 주식을 5599억원에 처분했다. 이듬해 7월에는 2015년 롯데케미칼에 케미칼 사업부 지분 90%를 매각하고 남은 10%의 지분을 처리했다. 주식 100만주를 2795억원에 매각하면서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

투자가 확대되면서 부채는 필연적으로 늘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말 부채비율은 35.9%였으나 2017년 37.5%, 2018년 58.3%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54.7%였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2.6%에서 7.3%까지 올라왔다. 순차입금은 2016년 마이너스(-) 9370억원으로 무차입기조를 띄었으나 2018년말 1조6419억원, 2019년 3분기말 2조2794억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부채증가가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다. 갤럭시 S7 배터리 폭발 리콜 등으로 삼성SDI는 9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다. 당시 OCF는 1034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말 5912억원, 2018년말 1조2398억원, 2019년 3분기말 1조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에비타) 마진은 같은 기간 -9.1%였으나 최근에는 14%를 훌쩍 넘겼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공격적인 확대 전략으로 외형 확대가 기대되며 OCF가 개선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업경쟁력을 유지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지난해 삼성SDI의 발목을 잡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태가 수습되고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던 전기차 배터리 부문 흑자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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