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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개척가'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 VC2본부장 [매니저 프로파일]LG전자 시절 벤처투자 첫 인연…'헤드-테일' 전략 차별화

서정은 기자공개 2020-02-05 08:08:2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5: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 사람이 있다. 남들이 간 길을 따르며 무난한 선택을 하는 사람과 길을 개척하려는 사람.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2본부장(사진·상무)은 후자에 속한다. 교수를 꿈꾸던 공학도가 벤처업계 중심에 서기까지 매번 새로운 길을 해온 그의 이력은 투자 스타일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 교수 꿈꾸던 공학도, 벤처업계 바이오 전문가로 '우뚝'

정 본부장은 벤처업계에서 뒤늦게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다. 1973년생인 그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 돌연 대기업을 그만두고 동양인베스트먼트(현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벤처투자에 대한 열망을 접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었고, 메디컬 엔지니어링(Medical Engineering)에 관심이 많아 전자공학과를 선택해 석사까지 했었다"며 "대기업 연구소에서는 세계최초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가치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뒤 금융쪽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심사역들이 많지만 그때만해도 타 업권 출신이 벤처캐피탈(VC)로 넘어온 케이스가 흔하지 않았다. 그의 첫 직장은 LG전자연구소다. 2002년 입사한 뒤 연구개발(R&D) 업무를 주로 해왔다고 한다. 지금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오면서 사라졌지만, HD-DVD와 블루레이 디스크(Blu-ray Disc)를 동시에 재생,녹화하는 기기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시장에 출시한 적도 있다.

그가 벤처투자와 연을 맺은건 2006년이다. LG전자는 기술전략팀안에 내부 조직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을 운영중이었다. 이 시점이 그가 가치 투자와 금융에 눈을 떴을 때였다. 사내 공모에 지원해 그는 R&D에서 벤처투자로 업무를 바꾸게 된다. 좋은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에 투자를 집행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 기업가치를 키운 뒤 회수하기까지 벤처투자 생태계를 몸으로 익힌 시기였다.

벤처투자에 대한 흥미가 높아질수록 갈증도 심해졌다. CVC의 경우 전략적투자자(SI)로 주로 참여하다보니 투자 방식이나 투자 목적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진짜 정글로 들어가 재무적투자자(FI)로의 VC 길을 걸어가 보자'고 결심, 유안타인베스트로 옮겼다.

그의 핵심 투자 분야는 바이오와 전기전자(IT)다. 바이오는 2015년 경부터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한 분야다. 과학, 의학 발전에 따라 급격히 성장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체 포션 중 절반이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업종이다.

이밖에도 서울대학교 바이오최고경영자과정을 수강하고, 바이오 전문 심사역들을 모아 별도의 모임을 운영할 정도로 바이오 분야에 전력을 쏟아내고 있다. IT의 경우는 전공과 맞닿아있는데다 향후 바이오와도 접점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사는 없지만, 대형 종합병원이 서울에 모여있어 다양한 임상실험 등을 통해 바이오테크를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은 마련돼있지 않느냐”며 “IT에서 바이오테크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바뀔 것으로 보고 해당 분야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가치투자 녹아든 '헤드-테일' 전략…“안가본 길 가는 게 벤처정신”

그는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이 벤처정신이라고 했다. 새로운 방식의 투자를 하고 싶어서 벤처업계에 뛰어든 그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가 직원들에게 주로 강조하는 투자 방식은 ‘헤드-테일(Head-tail)’ 전략이다. 회사의 성장시기로 대입해보면 초창기인 시리즈A 단계, 혹은 프리IPO 단계(시리즈 C 포함)를 집중 투자시기로 삼는 것이다.

시리즈A 단계의 경우 ‘다 맞추는 투자’가 아니다. 마일스톤을 달성한 기업에 대해서 밸류업(Value-up)과 팔로온(Follow-on)투자를 통해 펀드의 중장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리즈C나 프리IPO 단계 기업에는 적절한 밸류에이션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단기 수익을 추구한다. 보통 VC들이 숫자가 나오기 시작하여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으면서도 적당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시리즈 B’ 단계에 주목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시리즈A단계 기업에 주목하는건 '가치투자'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가치투자 대가인 워렌버핏을 포함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최준철·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의 글을 읽으며 가치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그는 리스크가 높은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통찰(INSIGHT)’과 ‘영감(INSPIRATION)’을 꼽는다. 기업이 숫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 시장, 기술, 비즈니스 모델만 보고 좋은 기업들을 골라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데, 남들이 하지 않은 길을 걸어야 경험이 풍부해진다고 믿고있다.

기업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초기에 투자한 종목들이 차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단계다. 시리즈A 단계 및 팔로온 투자를 통해 올해 엑시트를 기대하고 있는 의료기기 벤처 ‘제이시스메디칼’과 유전자 진단 혁신 기업인 '노보믹스'가 2020년 회수할 대표적 사례다.

처음 노보믹스에 투자했을 때 회사 가치가 100억원 밑이었는데, 지금은 1000억원 이상을 앞두고 있다. 무신사, 직방의 경우 밸류가 높은 상황이지만 2020년 유니콘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시리즈C에 과감하게 투자를 한 케이스이다.

그는 "투자 철학과 전략을 묵묵히 지켜나가다 보면 성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진 벤처투자업계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에는 벤처 투자 밸류체인의 앞뒷단에 있는 외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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