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B, 신용등급 스플릿 예고…티브로드 'FI 엑시트' 여파 한신평, 3000억 유출 감안 '중장기 접근'…한기평·나신평, 상향 조정 임박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03 09:49:3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AA-)가 '티브로드 인수'를 눈앞에 뒀지만 신용평가사의 등급이 엇갈릴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상향 와치리스트(Watchlist)'에 올린 만큼 합병의 마지막 단계를 지켜보면서 곧장 신용등급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중장기 관점에서 합병 SK브로드밴드를 진단할 방침이다.

신용등급 스플릿(신평사 간 등급 불일치)이 예고된 건 티브로드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회수)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합병 사전 작업에서 티브로드는 자사주 인수 방식으로 FI의 지분(20.1%)을 3000억원가량에 모두 사들였다. 합병 SK브로드밴드로 유입돼야 할 티브로드의 보유 현금이 상당히 유출되자 한국신용평가는 보수적 접근을 견지하기로 했다.

◇'티브로드 인수' 통합 SKB 출범 임박…한기평·나신평, 등급 상향 초읽기

오는 4월 말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이 출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지난해 초 두 회사가 업무협약을 맺은 지 1년여 만에 공식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기업은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작업을 일단락할 계획이다.

지난해 합병 플랜이 무르익자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B(존속법인)를 등급상향 와치리스트에 올렸다. 주로 레이팅 이벤트가 발생해 단기적으로 신용등급을 손볼 때 아웃룩 조정 대시 와치리스트 등재를 선택한다. 앞으로 합병이 절차상 마지막 단계를 거치면 곧바로 신용등급을 'AA0'로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 건이 가결되는 시점이 유력하다.

'SKB-티브로드' 합병은 일단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 시너지가 예고돼 있다. 현재 가입자수 기준 유료방송시장 2위인 SK브로드밴드(IPTV 가입자수 약 466만명)는 업계 5위인 티브로드(케이블TV 가입자수 약 314만명)와 합병해 시장점유율 23% 수준(약 780만명)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 재편이 일단락되면 1위 KT(31%)에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과 대등한 진용을 구축할 전망이다.

재무 개선 효과도 신용도를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티브로드는 2018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2%에 불과하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546억원으로 무차입 기조가 유지돼 왔다. 매우 우수한 재무 구조를 갖춘 덕에 SKB(부채비율 174%, 순차입금 1조7384억원)는 합병 뒤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강화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합병 SKB는 SK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유료방송 사업(SK텔레콤 무선 전담)을 벌이는 계열사"라며 "미디어와 콘텐츠가 '핫'한 트렌드로 부상한 만큼 그룹에서 차지하는 무게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 티브로드 3000억 유출 '주목'…새 등급 평정, 중장기 접근 필요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SKB의 신용도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통합 자체는 큰 틀에서 호재(아웃룩 긍정적 부여)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변화의 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3월을 전후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올리면 스플릿 발생이 불가피하다.

이런 판단의 계기는 지난해 6월 티브로드의 FI인 IMM PE-JNT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엑시트였다. FI가 보유 지분 20.1%에 대해 콜옵션 행사를 요구하자 티브로드는 이들 지분을 3024억원에 모두 매입했다. 현재 티브로드의 자사주 형태로 남아있는 이 지분은 합병 신주의 배정없이 그대로 사라진다. 당초 밑그림대로 진행했다면 합병 SKB에 귀속돼야 할 3000여 억원이 외부로 빠져나간 셈이다.

보유 현금 3000억원 정도를 제외해도 티브로드의 재무 구조는 여전히 굳건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이 아직 마이너스(약 85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의 관점에선 FI의 엑시트 물량을 차감할 경우 유동성 제고 수준이 즉각 신용등급을 높이기엔 부족했다. 물론 현재 SKB의 재무 구조가 개선되겠지만 당장 'AA0'를 부여하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SKB-티브로드' 합병 과정에선 새로운 FI인 미래에셋대우가 등장한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SKB의 소수주주 4명(이호진 전 회장, 이현준, 티시스, 일주문화재단 등)이 지급받는 합병 신주(8.02%), 즉 구주 매입(3879억원)에 나설 방침이다. 한마디로 SKB 쪽으로 들어오는 현금은 없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통합 SKB가 시장 지배력과 재무 구조를 강화할 뿐 아니라 통합 운영에 따른 규모의 경제 등 수익 구조 개선도 기대된다"며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유료방송 시장의 새로운 판도와 통합 SKB의 투자 집행 강도까지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