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에어 '사회적 가치' 강조하고 나선 속내는 국토부 제재 해제 '감감 무소식'…사회적 책임 의지 표명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31 07:51:3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2018년 8월 이래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 관측이 나온다. 진에어가 공식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에어는 29일 BC카드와 사업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양사가 각자의 자원과 경험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론 △중소상공인 혜택 지원 △수도권 외 지역 고객의 항공여행 접근 편의 향상 △공동 마케팅 △사회공헌 활동 등에서 힘을 합친다.

해당 자료는 양사의 파트너십 강화를 홍보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제목도 ‘진에어, BC카드와 업무 협약 체결’이었다. 하지만 군데군데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적 가치’ 등의 단어가 포함됐다. 양사가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진에어가 29일 배포한 'BC카드와 업무 협약 체결' 보도자료 내용 발췌.

진에어는 해당 자료에 “그동안 지속해온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BC카드가 보유한 중소상공인 및 개인사업자와 지방 고객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한번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진에어는 “앞으로도 회사의 특화된 역량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와 상생·협력하며 회사의 성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가 29일 배포한 'BC카드와 업무 협약 체결' 보도자료 내용 발췌.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진에어가 국토부의 제재 해제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재 자체가 조현민 당시 진에어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로 시작된 만큼 변화된 모습의 일환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단 의지를 표명했단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같은 날 BC카드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비교해보면 더욱 힘을 얻는다. 양사가 자료 배포에 대해 사전 조율을 거친 만큼 MOU를 체결했다는 기본적인 내용은 동일하다. 하지만 강조한 부분은 극명히 차이가 난다. BC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상품 출시 등 사업적 협력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언급도 한 번에 그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 국토부의 제재를 받게 된 것 아니냐”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MOU 체결 수준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항공 혜택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8년 미국 국적인 조 전무가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6년간 재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를 검토했다. 이후 면허를 유지하는 대신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등 경영문화 개선 대책을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당시 국토부는 개선 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경영행태가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진에어에 대해 신규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을 제한하기로 했다. 때문에 진에어는 항공기 도입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중국과 싱가포르 등 운수권 배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이후 사외이사 권한 강화 등 모든 조건을 이행한 뒤 지난해 9월 관련 자료를 제출했으나 여전히 제재는 풀리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진에어 제재 해제 여부와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