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해외 진출'은 구문(舊聞)이 된지 오래다. 1980년대 중반 태동해 여러 굴곡을 딛고 성장해온 벤처캐피탈(VC)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VC 대표들은 올해에도 해외투자 확대를 경영전략으로 꼽았는데 지역도 선진국에서 이스라엘, 동남아시아까지 매우 폭넓다.VC들이 해외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한정된 내수시장 때문이다. 벤처투자 규모가 커지는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헤비급 딜을 꿰차던 PE들은 VC 영역으로 오고 있고 엑셀러레이터도 앞으로는 벤처펀드를 결성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 투자의 본고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지 오래라고하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숙명같다.
다행이라면 해외 진출 전략이 보다 영리해졌다는 점이다. 계열사를 무기삼아 전략을 짜기도 하고 현지 VC들과 공동운용사(Co-GP)로 참여해 리스크를 줄이기도 한다. 일부는 해외 VC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해 네트워크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해외 투자 환경이 나아진 점도 고무적이다. 그동안에는 해외 직접투자 한도가 자기자본의 40%로 한정됐다. 그러다보니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등 우회로를 택했다. 그러다 올들어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해도 여전히 해외 진출을 낙관적으로 볼 순 없다. 작은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할 때에도 정부 규제부터 각종 문화, 지역적 요소 등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더구나 초기 기업을 발굴하는 VC들이 해외에서 될성 싶은 나무를 찾아내기란 더욱 어렵다. 시차, 이동거리 등 각종 기회비용을 고려하다보면 크로스보더(Cross-border)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감도 높아진다.
얼마나 많은 VC들이 해외 시장에서 고배를 마셔야할지 모르겠다.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이니 어쩌면 실패는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럴때마다 이들이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 한 소설가의 일화를 빌어 대신하고자 한다.
네 살짜리 아들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fail'이 뜨자 좋아했다. 의아해진 아버지는 묻는다. "fail이 무슨 뜻인지 아니?" 아들은 답한다 "응. 실패라는 뜻이잖아." 아버지는 다시 묻는다. "실패가 무슨 뜻인지는 아니?" 아들은 말했다. "당연하지 아빠, 다시 하라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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