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NHN의 딜레마, '페이코' 성장이냐 수확이냐2020년 BEP 달성 목표…이용자 늘릴수록 비용 늘어나 수확 시점 고민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11 08:11:3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다소 적자가 있었으나 올해는 좀 더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10일 진행된 2019년 4분기 NHN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페이코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 지를 묻는 질문에 안현식 NHN 총괄이사·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정우진 대표는 "내년(2020년)에는 BEP를 달성하도록 사업 계획 수립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NHN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페이코를 두고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를 늘릴 수록 마케팅 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적 상황이 '페이코'의 BEP 달성 시점을 두고 고민꺼리가 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앵커(Anchor) 플랫폼이 없는 페이코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유입하고 있다. 마케팅을 줄이면 언제든지 흑자전환이 될 수 있지만 그 '타이밍'이 언제냐가 고민꺼리다. 자칫 빨리 했다간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고 지나치게 늦어지면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 안현식 CFO의 최대 고민꺼리다.
페이코가 속한 사업부 매출은 NHN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커머스&광고 사업은 2019년 연간 기준 5184억원으로 NHN 전체 매출 1조4891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게임 사업(4180억원), 커머스 사업(2237억원) 등에 비해 매출 비중도 가장 크다. 그만큼 페이코 사업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여부에 안팎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페이코는 2015년 8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페이(2015년 6월), 카카오페이(2014년 9월), 토스(2014년 3월) 등보다 출발이 다소 늦은 편이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네이버 쇼핑을 기반으로 '네이버페이'를, 카카오가 '카카오톡'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를 빠르게 키운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 것은 약점으로 꼽혔다.
페이코는 공격적 마케팅을 돌파구로 선택했다. TV CF 및 포인트 적립,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일정 규모의 이용자와 결제액을 확보해야 수익이 나는 간편결제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서다.
페이코는 오히려 플랫폼이 없다는 점을 활용했다. 오프라인에서는 가맹점 18만곳에 더불어 삼성페이 제휴에 따른 가맹점 270만곳을 확보했으며, 온라인 가맹점 10만곳에 신용카드 및 PG사의 결제창 제휴 등을 확보에 따른 가맹점을 추가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
초반부 적자에 허덕이던 페이코는 시간이 갈수록 적자 폭을 점차 줄여나갔다. 2017년 451억원에 이르던 적자 폭은 2018년 189억원, 2019년 40억원 등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 6조원, 연간 활성 이용자수(MAU) 410만명, 실 결제 이용자수(PU, Paying User) 1000만명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NHN은 2019년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매출 1조4891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은 각각 직전연도보다 17.8%, 26.7% 증가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코 사업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안현식 CFO는 일단 BEP 달성이라는 목표를 조금 미루기로 결정했다. 여전히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쟁쟁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어서 당장 '결실'을 거둘 수가 없어서다.
대신 NHN은 올해 페이코의 무인주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오더' 계약을 지난해의 5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위치 기반 맞춤 푸콘과 연계한다. 지난해 1만개 가맹점과 페이코오더 계약을 체결했다.
안현석 CFO는 비교적 보수적이고 꼼꼼한 일처리 스타일을 보인다. NHN의 실적추이에서도 이같은 면면이 나타난다.
NHN은 매년 4분기에 손실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4분기에 미뤄둔 비용을 한번에 떨어내면서 분기 당기순손실이 발생한다. NHN은 지난해 4분기 연간 가장 많은 영업비용인 3829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1분기(3488억원), 2분기(3207억원), 3분기(3297억원) 등과 비교해 가장 많은 규모다.
NHN은 "종속기업에 대한 영업권 손상차손 반영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종속회사의 연말에 1회 연간실적 평가에 따라 4분기 영업권 손상차손 총 334억원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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