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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자산관리·신탁연금그룹 통합 안한다 신탁연금단 격하 후 중장기적 통합 추진…차이니즈월 규제 의식한듯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2 08:11:0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1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당초 예고한 것과 달리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을 통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파생결합증권(DLF) 손실 사태 이후 자산관리 컨트롤타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통합을 추진해 왔으나 차이니즈 월 규제 등을 의식해 단일 그룹 체제 구축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신탁연금그룹은 신탁연금단으로 격하돼 별도 운영된다.

◇신탁연금그룹, '단' 격하 후 통합 논의할듯

11일 우리금융그룹은 기존 WM그룹 명칭을 자산관리그룹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자산관리그룹 산하에는 자산관리전략부, PB고객부, 제휴상품부가 속해 있다. 여기에 신설 조직인 고객케어센터팀이 그룹장 직속 조직으로 추가된다.

당초 우리은행은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을 통합해 자산관리그룹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신탁연금그룹은 신탁연금단으로 조직 규모가 격하되고 자산관리그룹과 별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리은행이 자산관리그룹과 신탁연금그룹 통합을 추진했던 건 자산관리 컨트롤 타워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는 판매 전략을 세우지 못한 게 결국 부실한 상품 판매로 이어졌다. 이후 불거진 DLF 손실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이 차이니즈월을 사이에 두고 업무를 진행해 전사적 리스크를 파악하는 데 효율이 떨어졌다.

또 통합을 계기로 그룹간 경쟁을 방지하자는 취지도 있었다.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의 과도한 비이자수익 경쟁이 DLF 불완전판매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선 영업점에서도 각 그룹에서 경쟁적으로 상품 판매를 요청해 일관된 자산관리에 지장이 있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양 그룹 통합을 선언하자 일선 영업점에서는 이를 반기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신탁연금그룹은 신탁연금단으로 격하하고 독립 운영하는 체제가 발표되면서 통합이 미뤄졌다. 자산관리그룹이 주축이 돼 고객과의 분쟁에 대응하고 있어 서둘러 통합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탁연금그룹을 신탁연금단으로 격하한 것은 결국 중장기적 통합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이니즈월 해석 '분분'…조심스럽게 통합 시도

WM그룹과 신탁부를 한 조직에 두려는 시도는 은행권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앞서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와 신탁본부를 합친 금융투자상품본부를 출범시키면서 신호탄을 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GPS(Global Product Solution)그룹을 출범시켜 WM과 신탁 상품 조직은 한 그룹에 두려는 시도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이 통합 자산관리그룹을 출범시키기에 전혀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우리은행이 차이니즈월 규제를 의식해 통합을 미룬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은 그동안 이해상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정보교류 차단) 규정을 지켜왔다. 신탁 수익자의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양대 그룹의 통합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견해에 무게가 실리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제재심을 치른 우리은행 입장에선 이같은 시각을 무시하고 통합을 서두르기가 어려웠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IPS 조직과 신탁 조직을 통합한 사례가 있지만 내부적으로 차이니즈월에 대한 견해는 여전히 분분하다"며 "조심스럽게 통합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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