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튜어드십코드 발동]달라진 현대홈쇼핑, 올해는 조용히 넘어갈까배당확대·자사주 매입 '선제적 대응'…행동주의 펀드는 '시큰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13 13:35:3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주주 행동주의 펀드들의 타깃이 됐던 현대홈쇼핑이 올해는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홈쇼핑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밝혔지만 정작 행동주의 펀드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모양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총에 앞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주주가치 개선 공세를 받았다. 현대홈쇼핑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등으로부터다.

이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며 현대홈쇼핑을 상대로 주주제안과 의결권 대리에 나섰다. 대체로 현대홈쇼핑이 뛰어난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이 쌓이고 있지만 이에 비해 주주환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더불어 자기자본이익률(ROE)의 하락과 현대홈쇼핑과 연관성이 적은 사업 투자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을 요구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을 반영이라도 한 듯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현대홈쇼핑은 보통주 1주당 2000원 현금 배당과 함께 185억원 상당의 자사주 24만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본업인 홈쇼핑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견조하게 성장하며 금융투자업계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2조2064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16.8%, 15.3% 늘어난 수치다. 현대L&C 실적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며 매출이 크게 늘었고, 홈쇼핑 수익 증가와 자회사 현대렌탈케어 적자 개선으로 영업이익도 선방할 수 있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액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도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홈쇼핑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배당금과 배당총액이 늘었고 자사주 매입에도 나서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홈쇼핑 지분을 보유한 운용사 관계자는 “변화의 정도가 극히 미세하다”며 “오래전부터 요구했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적극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본다”면서도 “진정성이 있기보다는 면피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대홈쇼핑의 선제적인 주주환원정책에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는 지난해보다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주주 행동에 나선 VIP자산운용과 밸류파트너스는 올해 움직임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크게는 주주행동에 나설지 여부를 그리고 주주행동에 나서더라도 어느 정도의 강도와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돌턴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현대홈쇼핑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발 빠르게 주주행동에 나선 상태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주주가치 증대를 요구하는 서신을 지난달 발송했다. 추가 서신 발송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향후 행동주의 펀드 제안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의 주주환원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단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앞으로의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