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운용, 대체투자 총괄 '장고 끝 악수' 가능성은 수개월 공석 이후 대구은행 출신 영입..'전문성 부족' 지적 안팎서 흘러나와
허인혜 기자공개 2020-02-19 08:00:0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자산운용이 2019년 말부터 적임자를 찾고 있던 대체투자 총괄 자리에 장삼식 전 DGB대구은행 상무를 낙점, 대체투자 총괄 전무로 승진발령했다. 장고 끝에 장삼식 전무가 대체투자 총괄로 임명되면서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DGB자산운용의 주요 투자 총괄 담당자 '퍼즐'이 완성됐다.다만 신임 대체투자 총괄 인사가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장삼식 전무의 투자 관련 관리업무 경력이 3년으로 길지 않은 데다 최근 이력은 모두 영업·관리직이었기 때문이다.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에 올랐다가 낙마한 전 임원에게 계열사 자리를 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DGB운용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장삼식 전 대구은행 상무를 대체투자부문 총괄 전무로 임명했다. DG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자 핵심 자리인 채권과 대체투자 부문 총괄을 남겨둔 채 긴 시간 적임자를 물색해 왔다. 1월 연임한 김홍곤 주식부문 총괄 전무와 김성수 연금운용부문 총괄 상무까지 합하면 주식과 채권, 연금운용, 대체투자의 합이 마무리된다.
2020년은 DGB자산운용이 종합자산운용사로 올라선 해다. DGB자산운용은 5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종합운용사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부동산 공모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대체투자 상품 등을 발굴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DGB자산운용은 2019년부터 종합자산운용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해 왔다.
DGB자산운용은 2020년 1월 글로벌투자솔루션팀을 꾸려 대체투자 밑거름을 준비했다. 올해 국내 부동산 투자상품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재간접 투자로도 영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에도 관심이 높다. 1분기 인프라팀을 추가로 편성해 국내 부동산 투자 영역을 넓히고 실물투자에도 뛰어든다. DGB자산운용은 한 해 메인 투자 테마를 부동산 공모펀드로 잡고 대체투자 파이를 확장하겠다는 각오다.
일각에서는 대체투자 총괄 자리에 대체투자 전문 인사를 앉히고자 긴 시간을 기다렸던 DGB자산운용으로서 신임 인사가 아쉬운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 전무가 펀드 매니저 경력이 전무한 데다 대구은행에 긴 시간을 몸담으면서 자산운용사에 녹아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당장 올해의 역점 사업으로 대체투자 분야를 고른 DGB자산운용으로서는 책임총괄의 적응 속도까지 걱정해야할 처지다.
장 전무는 대구은행에서 2013년 투자금융부장으로 승진한 뒤 2016년 평리동지점장, 2017년 월배영업부장을 거쳤다. 2018년 경북동부본부장(상무)에 오르며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9년 말 차기 은행장 후보로 CEO 승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같은 해 12월 임성훈 상무와 황병욱 부행장보, 김윤국 부행장보가 대구은행장 후보 최종 3인에 선임되며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빠졌다.
장 전무는 지난해 12월 대구은행 임기만료 임원 3인 중 유일하게 계열사로 향하지 않고 퇴임했다. 함께 임기가 만료된 서정동 상무와 박대면 상무는 각각 DGB캐피탈과 DGB신용정보의 대표이사로 옮겼다. 임기만료 임원들이 대거 연임되면서 사실상 지난해 말 임기만료를 이유로 DGB 꼬리표를 뗀 임원은 장 전무뿐이었다.
앞선 인사와도 차이가 크다. 1월 채권부문 총괄 임원으로 낙점한 신봉관 상무는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와 하나UBS자산운용 채권운용 1팀 출신이다. 특히 DGB자산운용이 최근 약세를 보였던 머니마켓펀드(MMF) 분야에서 대형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갖췄다. 연임에 성공한 김홍곤 주식부문 총괄 전무와 김성수 연금운용부문 총괄 상무는 오랜 기간 DGB자산운용에 몸담으며 다양한 대표펀드를 운용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박정홍 대표 역시 블랙록자산운용의 본부장 출신으로 실무감각을 유지한 채 DGB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대체투자 부문은 DGB자산운용의 새 동앗줄이다. DGB자산운용은 그간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 주력해 왔다. 특히 채권 투자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 쏠림이 심했다.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기관투자가 투자일임재산은 4조3070억원인 데 반해 개인투자가 자금은 15억원에 그쳤다.
채권투자에 부침을 겪으며 기관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 2017년 4조6850억원이던 집합투자재산 순자산총액은 2018년 말 2조8730억원까지 꺾인 뒤 지난해 12월에도 2조7300억원을 기록하며 회복되지 못했다. 2018년 12월 64억310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19년 말 37억28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 가장 낮은 성적표다. 대체투자 등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리테일을 확대하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DGB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 책임자는 DGB자산운용으로서도 오랜 기간 적임자를 찾아온 자리인 만큼 '자리 내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자닌 투자 등에 문제가 연거푸 불거져 대체투자 전문 인력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부에서 무리하게 적임자를 찾느니 내부 인사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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