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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제주항공 김태윤 상무, '벼랑끝 전술' 통했다이스타항공 인수 과정 수차례 SPA 체결 결렬 위기…MOU 대비 인수가 20% 낮춰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03 08:21: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6: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험난했다. 수차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연기됐다. 시장에선 거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제주항공은 지난해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보다 약 150억원 낮은 금액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계약을 낮추는데 성공한 일등공신은 이스타항공 인수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태윤 재무지원실장(상무·사진)이다. 항공업이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인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끝에 인수했다.

제주항공은 2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545억원이다. 지난해 12월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와 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인수금액은 695억원이었다. 최종 인수금액에서 150억원 가량 빠지면서 MOU 당시보다 인수가격이 20% 낮아졌다. MOU 때 약정한 금액보다 실제 인수가격이 20% 가량 낮아지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항공업이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는 점을 감안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주주가 조금씩 서로 양보한 결과 인수가격을 150억원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는 제주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태윤 상무다. 아시아나항공 실사TF에도 참여했던 김 상무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M&A를 본격화하면서 TF단장을 맡았다. 김 상무가 TF 단장을 맡은 것은 오너일가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비딩 거래였기 때문에 별도 인수TF는 없고, 실사 TF만 있었는데, 김태윤 상무가 실사TF 일원이었다"면서 "이스타항공 인수 TF는 그룹의 인사 명령으로 김 상무가 단장으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재무뿐만 아니라 법무 분야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다. 이같은 업무 능력이 이스타항공 M&A 단장으로 발탁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 상무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AK레저를 거쳐 AK홀딩스 기획부문 임원을 역임했다. 2013년 제주항공 전략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5년부터 재무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MOU를 체결할 당시만 해도 순조로울 것 같았던 이스타항공 M&A는 수차례 SPA 체결이 미뤄졌다. 당초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31일 SPA를 체결을 앞두고 있었다. SPA체결을 하루 앞두고 제주항공은 공시를 통해 SPA 체결일을 올해 1월 중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1월 말에는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SPA 체결을 2월 중으로 연기한다"고 재차 공시했다.

시장에선 SPA 체결이 미뤄지면서 거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SPA 체결이 차일피일 미뤄진 것은 김 상무의 이스타항공 주주 측과 가격을 낮추기 위한 물밑협상 때문이었다.

단거리노선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마저 겹쳤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일본 보이콧 영향으로 4분기 경영실적이 적자전환 한 데 이어 상반기에도 적자 지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M&A 이후 이스타항공의 경영 어려움마저 제주항공이 떠맡게 될 것도 자명했다.

김 상무는 이러한 상황적 배경을 이유로 SPA 체결 시한 마지막까지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여차하면 거래를 엎을 수도 있다는 배수진까지 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주주 측은 이번 제주항공과의 거래가 결렬되면 언제 다시 M&A가 성사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가격 조정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황 장기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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