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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신명혁 자산관리총괄 부사장, 위기 진원지 WM 쇄신 책임⑦DLF사태 사후조치, 라임 판매사 공동대응...소통능력 탁월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17 14:23:58

[편집자주]

우리금융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고 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과 관치 외풍, 지주사 해체와 재출범, 채용비리 사태로 빚어진 경영 공백, 최근 DLF 사태까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바로 우리금융 위기극복 DNA의 핵심이다. 이곳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까지 우리은행 자산관리(WM)그룹은 계속해서 시험대에 올랐다. 비이자부문 성장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어느 때보다 뼈를 깎는 쇄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명혁 우리금융지주 자산관리총괄 부사장(사진)은 지난해 WM 부문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영업통'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신탁연금그룹 임원도 맡았기에 신 부사장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이다. 그는 DLF 사태 사후처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위기대응 TF'의 주축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지주-은행 WM업무 진두지휘, 신탁 이해도 높은 '영업통'

올해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WM그룹의 명칭을 자산관리그룹으로 바꿨다. 의미는 같지만 대내외적으로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룹 내 산하 부서명도 변경했다. 현재 자산관리전략부, PB고객부, 제휴상품부 등 3개 부서를 비롯해 고객 전담팀을 꾸렸다.

지주사에도 사업관리부문 산하에 자산관리총괄을 두고 자산관리전략부, 연금기획부를 그 아래 배치했다. 우리금융을 뒤흔든 '진원지'가 된 WM조직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다.

쇄신의 책임자로 신명혁 부사장이 지목됐다. 1961년생인 그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87년 평화은행에서 금융인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평화은행 출신으로 처음으로 부사장이 됐다. 그만큼 탁월한 역량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는 본점보다는 주로 영업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기업문화와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홍보실 수석부부장을 끝으로 지점장 생활을 시작했다. 시작은 자그마한 인사동지점이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2년 뒤에는 조금 더 규모가 큰 중림동지점장으로 배치됐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그보다 큰 한국전력공사(KEPCO)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2014년 양재중앙금융센터장까지 지낸 후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부산서부영업본부장 시절 성과가 좋아 1년 만에 다시 올라와 강동강원영업본부를 이끌었다.

현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그는 2017년 임원으로 승격, 본점으로 복귀했다. 당시 그는 신탁연금그룹장(상무)을 맡았는데, 추후 자산관리 담당 임원이 되는 발판이었다. 2018년 그는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지난해 터진 DLF 사태는 그에게 변곡점이다.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 WM그룹에도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면서 불똥이 튀었다. 전임자가 'DLF 대응 TF'에 차출되면서 WM그룹장이 공석이 되자 우리금융은 그를 '구원투수'로 임명했다. 앞서 신탁 담당 임원을 맡았던 만큼 겹치는 업무가 많아 이해도가 높고 영업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DLF 사태를 겪으며 WM그룹은 상품과 사후관리에 집중하고 영업추진이나 실적관리 등 업무는 개인그룹 산하 영업추진센터로 넘겼다. 갑자기 WM그룹을 이끌었지만 무난하게 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이다.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올들어서는 기존에 맡던 업무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승진했다. 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을 맡으며 지주사 자산관리총괄 부사장을 겸했다.

신 부사장의 장점은 소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 부사장은 소통능력이 뛰어나 직원이나 고객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며 "강압적인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 동료나 후배직원들의 얘기도 잘 받아들여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위기대응 TF 중심…DLF·라임사태 수습 총력

금융위원회는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조치안을 최근 의결했다. 금감원이 각 은행에 검사서를 보내는 것으로 당국의 제재절차는 일단락된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할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DLF로 손실을 본 고객들에게 배상을 하고 법률 관련 이슈도 검토하는 등 사후처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꾸린 조직이 '위기대응 TF'다. 신 부사장을 비롯한 자산관리그룹 임직원이 위기대응 TF의 중심축이다. 작년에 만든 자산관리 혁신안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게 신 부사장의 최우선 과제다.

DLF와 관련해 영업점을 통해 들어온 민원 처리부터 현장 조사까지 위기대응 TF의 업무 범위는 넓다. 현장에 100명 가량을 파견, 고객들에게 직접 민원을 듣고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방안도 제시한다. 90% 가량 진행된 배상 절차 마무리도 여기서 담당한다.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라임 관련 건도 여기서 맡는다. '라임 판매사 공동대응단'을 구성하고 라임자산운용에 관련 인력을 파견했다. 이들은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법적 대응이나 상환일정 조정 등을 검토한다.

상흔이 깊은 만큼 신 부사장은 위축된 직원들을 잘 다독여 수습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신 부사장이 부장들에게 권한도 이양하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 독려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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