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열전]"제2의 도약기, 선진국 투자지역 다변화"임범철 삼성SRA자산운용 대표 "리스크 대비 리턴 적절한 균형점 찾을 것"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16 13:05:29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국내외 코어 부동산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해왔다. 특히 철저한 시장 리서치와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객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 덕분에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로 국민연금 자금을 유치한 몇안되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그러나 이같은 포지션이 꼭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가 매년 늘어 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등의 주요 투자 지역에서 코어 부동산 딜(Deal)을 따내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심화된 경쟁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고객 수익률 제고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임범철 삼성SRA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사진)는 이 지점에서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1987년 삼성그룹으로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근무해온 정통 삼성맨이다.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삼성SRA자산운용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됐다. 삼성생명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런던투자법인장, 재무심사팀장, 법인사업부장, 고객지원실장 등 투자, 영업, 고객관리 등 다방면의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커지는 시장 불확실성…'가격 경쟁력' 갖춘 도시 주목
임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삼성SRA자산운용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점프업 해야 할 시기"라며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 내 핵심도시에 위치한 코어 부동산을 주로 선별 투자해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선진국 내에서도 투자 지역이나 도시를 한층 더 다변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투자 지역 다변화를 고려하는 건 시장 상황이 갈수록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 규모가 4.2% 가량 감소했다"며 "하지만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올해는 연초부터 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졌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실물 경기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당장 해외 파트너들과 미팅 조차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부동산 거래가 한층 더 위축될 수 있는 셈이다.
임 대표는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선진국 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도시에서 코어 부동산을 발굴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고객들에게 한층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임 대표는 "부동산 투자시 해당 지역의 유동성이나 소득 수준 등 여러 팩터를 검토하는데, 그동안 투자했던 미국 뉴욕, 워싱턴, 시카고나 유럽 런던, 파리 외에도 선진국 중에서 추가로 투자를 고려할만한 도시들이 있다"며 "부동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지역이나 도시로 투자 지역을 다변화하면 고객에게 한층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서치·리스크관리 강점…'안정 속 변화' 추구
그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철저한 리서치 기능이 있어 투자 지역 다변화를 구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지역 다변화를 위한 시장분석은 완료된 상태다. 운용사 내 리서치팀이 수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 내 각각 20여개 도시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 결정에 필요한 백데이터를 쌓아왔다. 톱티어(top-tier) 뿐만 아니라 세컨티어 도시에서도 성공적으로 평가할만한 투자 사례도 있다.
투자 지역 다변화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일이기도 하다.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투자지역을 발굴해 소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도시나 지역에 투자를 반복적으로 실시하면서 현지 네트워크도 확대할 수 있다.
임 대표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소개할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사업의 영속성도 담보할 수 있다"며 "또 투자 국가 내 기존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네트워크도 확대해 삼성SRA자산운용의 성장 기반을 더 키우기 위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수익률을 높이는데만 치중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삼성SRA자산운용이 그동안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비결 중 하나로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꼽았다.
임 대표는 "앞서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회사를 단단하게 잘 만들어왔다"며 "특히 다른 운용사에 비해서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잘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혹자는 리스크관리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장기 호흡의 부동산 투자에서 리스크 관리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감당해야 할 리스크와 취해야 할 수익률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삼성SRA자산운용이 가진 기존 강점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안정 속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임 대표는 "회사가 완만한 성장 국면에서 다시 한번 치고 올라갈 수 있게 기반을 다지는게 중요한 시점"이라며 "핵심은 리스크와 리턴의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달렸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동안 리스크와 리턴의 밸런스를 잘 맞춰왔고 앞으로도 큰틀에서는 기존과 같은 스탠스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범철 삼성SRA자산운용 대표이사 약력>
△1987년 12월 삼성그룹 입사(삼성생명)
△2005년 4월 런던투자법인 법인장
△2011년 12월 삼성생명 재무심사팀장
△2014년 4월 삼성생명 법인사업부장
△2018년 3월 삼성생명서비스 대표이사
△2018년 12월 삼성생명 고객지원실장
△2020년 2월 現 삼성SRA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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